남해 죽산마을 강순옥 할머니 집 주변 벽화거리 조성

올 초 오 헨리(O. Henry)의 단편소설 '마지막 잎새'를 떠올리게 하는 노부부의 애틋한 사연이 알려져 화제가 된 남해군 남해읍 죽산마을이 다음 주면 이색 벽화거리로 다시 태어날 예정이다.

남해군은 죽산마을 내 KT 남해지점 주변을 벽화거리로 조성하는 사업인 '청년, 도시를 채색하다'를 본격적으로 시행하고 있다고 5일 밝혔다. 죽산마을 사업 대상지는 그동안 인적이 드문 데다 후미지고 좁은 긴 골목 때문에 청소년 탈선장소로 이용됐다. 이곳에 고 김동표·강순옥(71) 노부부의 집이 있는데 약 7년 전 간경화로 투병 중이던 김 할아버지가 앞으로 매일 침침한 골목을 드나들 아내와 두 딸이 밝고 행복하게 살아갔으면 하는 바람으로 집 담벼락에 벽화를 그려 놓고 2년 전 세상을 떠났다.

군은 이 같은 노부부의 사랑 이야기를 모티브로 할아버지의 집 벽화뿐만 아니라 주변 담벼락 300여m 전체를 벽화로 꾸미기로 했다.

앞으로 그려질 벽화는 노부부의 애틋한 이야기를 타이포그래피(글 그림) 방법으로 담는다. 또 벽화거리가 소재한 곳이 죽산(竹山)마을인 만큼 소재로 대나무도 활용될 예정이다.

군은 다음 주께 벽화거리를 완성할 계획이며 현재 청년일자리사업 참여자들이 사전 밑바탕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또한 주말을 이용해 남해를 찾는 관광객들에게도 직접 벽화거리 조성에 참여할 기회를 제공하기로 했다. 관광객들은 오는 7∼8일 이틀간 오후 3시부터 죽산마을 벽화 그리기에 참여할 수 있다.

군은 이번 스토리가 있는 벽화거리가 완성되면 군민과 관광객들에게 추억을 쌓을 수 있는 새로운 이색명소를 제공하고 도시 이미지 제고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노부부 사연이 담긴 남해군 죽산마을에 벽화거리가 조성되고 있다. /남해군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