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한국당 원 구성 협상에 단독 입후보…66년 의정 역사상 처음
전체 의원 58명 중 55명 지지…"도민의 뜻 실현되는 의회 만들 것"

경남도의회 66년 의정 역사상 처음으로 여성 의장이 탄생했다.

더불어민주당 재선 김지수(창원2) 의원이 5일 열린 제355회 임시회 1차 본회의에서 제11대 도의회 전반기를 이끌 의장으로 선출됐다.

김 의장은 민주당과 자유한국당 간 원 구성 협상에 따라 의장 후보로 단독 입후보했다.

이날 무기명 비밀 투표로 진행된 의장 선거에서 김 의원은 전체 의원 58명 중 55명 지지를 얻어 도의회 첫 여성 의장이라는 영광을 안았다. 나머지는 무효 2표, 기권 1표였다.

도의회는 지난 1949년 지방자치법 제정 이후 한국전쟁 중이던 1952년 사상 첫 지방의회 의원 선거로 1대 도의회가 개원한 이후 66년 동안 남성만 18명을 의장으로 맞이했다.

도의회는 1960년 5·16 군사쿠데타로 강제 해산된 이후 30년이 지난 1991년에서야 부활했다. 이때 제4대 도의회가 출범했는데 그 뒤 10대까지 민주자유당-신한국당-한나라당-새누리당-자유한국당 등 보수 정당이 의장을 독점해왔다. 김 의장은 이로써 도의회 부활 이후 28년 만에 첫 민주계 정당 소속 의장이 되는 기록도 세웠다. 부활 이후로만 따지면 사상 첫 여성은 물론 첫 40대, 최연소 의장이기도 하다.

본업이 약사인 김 의장은 지난 2010년 3월 민주당에 입당하면서 정치에 입문했다.

입당 첫해 지역위원장으로서 제5회 동시지방선거 의창구지역 선거를 총괄한 데 이어 당명이 민주통합당으로 바뀐 2012년에는 제19대 총선을 진두지휘하며 정치적 역량을 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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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일 오후 경남도의회 제355회 임시회 제1차 본회의에서 11대 경남도의회 의장으로 선출된 김지수 의원이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 김구연 기자

총선 이후에도 줄곧 도당 여성위원장으로 활동한 김 의장은 2014년 제6회 동시지방선거에서 새정치민주연합 비례대표 2번을 받아 본격적인 정치 활동을 시작하게 됐다.

우여곡절도 있었다. 애초 6회 지방선거를 앞두고 민주통합당이 당시 안철수 의원을 중심으로 뭉친 새정치연합과 함께 '새정치민주연합'을 창당하면서다.

김 의원은 애초 민주통합당 비례 1번이 유력했으나 합당 여파로 새정치계 인사에 그 자리를 양보하게 되면서 졸지에 순번이 2번으로 밀렸다. 이때만 해도 지역 내 제1야당 역할을 진보 정당이 맡았을 정도로 민주계 정당은 그 힘과 영향력이 작았다. 이 탓에 새정치민주연합 비례 2번은 당선을 장담할 수 없는 자리였다. 그러나 정당 투표 결과 새정치민주연합 비례 2번까지 당선이 확정돼 도의회에 입성했다.

10대 도의회 시작은 험난했다. '야권' 비례 초선으로 독선과 불통, 오만으로 가득 찬 홍준표 도정은 물론 52명 새누리당 의원들 견제도 온몸으로 받아야 했다.

그럼에도 합리적이고 온화한 성품, 대화와 타협에 기반을 둔 소통 의정, 전문성 확보를 위한 정책 연구, 문제를 정확히 진단하는 능력 등을 다른 도의원들로부터 인정받았다. 이를 토대로 의회 내 우군을 형성해나가면서 도정 견제와 현안 해결에 굵직한 발자취를 남겼다. △남해 EEZ 골재 채취 문제 △창원시내 수도 요금 형평성 확보 △홍준표 도정의 투자 유치 실적 뻥튀기 실태 공론화 △댐 건설 식수 정책 허구성과 추진 과정에서의 말 바꾸기 △신세계 스타필드 건립이 지역 상권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창원시 연구 자료 폭로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광복 70주년이던 지난 2015년 '경상남도 일제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생활안정지원과 기념사업 조례'를 대표 발의해 통과시켰다.

전국 광역자치단체 차원에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기리는 조례 제정은 경남이 처음이었다. 이를 근거로 경남도는 매년 8월 14일을 '경남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념일'로 공식 지정해 관련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번 제7회 동시지방선거에서 그가 택한 지역은 창원2 선거구였다. 이 지역구는 지난해 대통령 선거에서 촛불을 등에 업고도 민주당이 근소하게 우위를 점했다. 문재인(민주당) 후보는 1만 8800표, 홍준표(한국당) 후보는 1만 7957표, 843표 차 박빙이었다. 그만큼 선거 여론 향방을 가늠하기 어려운 지역구였기에 당선을 장담하게 어려웠다. 더구나 지지층이 일부 겹치는 민중당 후보까지 가세하면서 당선 전망은 더욱 어두웠다.

선거 초반 민주당 창원지역위원회 자체 여론조사에서도 큰 표차 낙선이 예상되기까지 했다. 하지만 후보 경쟁력, 돋보이는 의정 활동, 민주당을 향한 전폭적인 도민 지지를 등에 업고 총 2만 3722표를 얻어 1만 7575표를 얻은 한국당 후보, 2555표에 그친 민중당 후보를 큰 표차로 누르고 재선에 성공했다.

김 의장은 수락 연설에서 "앞으로 2년 동안 도민과 함께하는 의회, 도민의 뜻이 실현되는 의회를 만들고자 동료의원과 손잡고 함께 걸어가겠다"면서 "역동적이고 미래지향적인 의회를 만드는데, 동료 의원 여러분의 소중한 의견과 경륜을 적극적으로 반영해 더욱 발전적인 의회 상을 정립하는 데 온 힘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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