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안군보건소장 꼬리 문 비리 의혹
채용 문제·갑질 행위 등 불만 쏟아져

최근 경남개발공사 채용비리 의혹이 연일 제기되면서 수사당국이 수사에 나선 가운데 경남지방경찰청이 함안군보건소에 대해서도 채용비리를 비롯한 각종 비리 의혹을 포착해 관련자 소환 등 수사를 벌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함안군보건소장은 지난해 수하에 있던 6급 직원을 자신의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2개월 동안 참모회의에 배제, 직권남용으로 구설에 오르기도 했다. 앞서 함안군보건소는 지난 2015년 특정 업무에 대한 의혹이 제기되면서 관할 경찰서로부터 내사를 받아 온 전례가 있다.

당시 취재에 나섰던 기자는 기막힌 사연도 들었다. ㄱ 소장이 버려진 길거리 고양이, 이른바 길고양이를 주워다 보건소 내에 기르면서 직원들을 괴롭혔다는 것이다. 당시 직원들은 "정녕 고양이가 불쌍하면 자신의 집에 데려가 키우면 될 일을 직장에까지 데려와 휴일도 없이 직원들이 돌아가며 고양이 밥을 챙겨야 했다"며 푸념하기도 했다.

최근 수사 중인 함안군보건소 채용비리 건은 기간제 근로자를 채용하면서 면접 절차를 무시하고 편의를 봐줬다는 의혹이다. 면접 당사자는 당일 외국에 나가 있었고, 보건소는 면접을 본 것처럼 허위서류를 꾸며 채용해 지금까지 근무하도록 하고 있다는 혐의다. 특히, 사건이 터진 현 시점에도 지난달 해당 직원은 무기계약직인 공무직 채용에 합격해 논란을 부추기고 있다.

또 내 눈을 의심해야 할 정도의 기막힌 제보가 날아들었다. 군의원 친인척은 물론 공무원 자녀까지 가세해 채용하면서, 열악한 근무 여건도 아랑곳하지 않고 오로지 공무직 전환이라는 안정된 직장을 갈망하면서 묵묵히 일해온 사람에게는 '탈락'이라는 비운을 안겨줬다는 것이다.

불공평 논란이 들끓자 보건소는 탈락 대상자에게 2개월 연장 말미를 주면서 실업급여 대상이 되게 하는 배려(?)를 내놓았다고 한다. 이 행태는 국가 예산을 쌈짓돈처럼 여겼기 때문일까?

기막힌 사연은 또 이어진다. '보건소 직원들은 바랍니다'라는 일종의 투서가 날아들었다. 이들은 "촛불의 힘이 세상을 바꾸었듯이, 용기있는 한 사람이 미투운동을 일으켜 곳곳의 썩고 악취 나는 곳을 정화하고 있듯이, 공직자로서 합당치 못한 부분을 깨끗하게 개혁고자 한다"며 쌓였던 불만을 쏟아냈다. 소장이 "기본이 안 돼 있다. 위에(군청) 가서 내 말 한마디면 착한 사람이 될 수도 있고, 못된 사람이 될 수도 있다. 내 말 한마디면 끝난다", "형편이 어렵다면서요? 진급도 못하면서 자식들에게 부끄럽지도 않나요? 말귀를 못 알아듣는다. 멍청이같이…"라는 폭언을 일삼았다는 주장이다. 소장의 기분이 좋지 않을 때 결재를 받으러 가면 결재판을 던지고 고함을 복도가 떠나갈 듯 지르고, 손을 부들부들 떨며 공포감을 조성한다는 내용도 있다.

조현열.jpg

이 밖에도 이른바 '갑질' 행위는 수두룩이 적혀 있다. 패악과 갑질의 여왕, 대한항공 이명희 여사를 연상케 한다. 진실이 아닐 것이라고 믿고 싶다. 그러나 수사를 통해 등잔 밑이 환하게 밝혀지길 바란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