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부터다. 창원 모 여고 졸업생이 8년 전 교사 상습 성추행·성희롱을 고발했고, '나도 당했다(#me too)'는 재학생이 나왔다. 경남도교육청은 국민신문고 민원에 교사 3명이 가해자로 지목된 만큼 전체 학생을 대상으로 전수조사를 진행했다. 또 5월, 다른 창원 모 여고 학생들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나도 성희롱을 당했다'고 알렸고, 도교육청은 전수 조사를 진행했다. 도교육청은 가감없이 결과를 사립학교로 전달하며 책임을 넘겼다.

그리고 6월, 함양 한 고교에서 진행된 페미니즘 교육을 둘러싼 논란이 스쿨미투로 번졌다. 이 학교는 한 여성주의문화단체 '성과 인권' 특강 이후 학내 성차별 문제가 불거지면서 남학생과 여학생이 갈등을 빚었다. 학교 측은 특강을 문제 삼으며 이후 페미니즘 교육을 일방적으로 취소했다. 남학생들의 공식 사과로 학내 갈등은 일단락되는 듯했지만 3학년 여학생들은 교사 성차별 문제를 제기했다. 이번에도 도교육청은 전 학생을 대상으로 전수조사를 벌였다. 이날 학부모들이 전수조사를 반대해 시간이 지연되기도 했다. 학부모들은 지역사회에서 자녀가 다니는 학교가 논란의 중심이 되는 것을 반대했다. 학교 측은 서둘러 봉합해 안정을 찾는 것에만 급급하다. 이번에도 어른들은 학생들에게 '입 닫고 가만히 있으라'고 암묵적인 신호를 보낸다. 이럴 때일수록 인권과 페미니즘 교육이 더욱 절실하지만 학교는 밖으로 문제가 드러나 분란이 될까 두려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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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교육청 역할도 전수조사에서 그치면 안 된다. 학생 한 명 한 명이 스스로 차별받고 희롱당하면 안 되는 존재라는 걸 인식하고, 가만히 있지 않도록 학교 분위기를 조성하는 노력이 따라야 한다. 이런 의미에서 스쿨 미투 제보를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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