잦은 정비사업에 찬성-반대 의견 분분

창동예술촌 길바닥에 자연석을 까는 공사가 추진된다. 창원시는 상인회 건의에 의한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상인들 사이에서는 길이 지저분해서 정비가 필요하다는 의견과 멀쩡한 길에 또 세금을 들이붓는다는 의견으로 나뉜다.

창원시 도시재생과에 따르면 마산합포구 오동서6길~오동서1길 ㄷ자 형태 골목 약 300m, 부림시장 사이 동서북11길 골목 약 80m에 7월부터 연말까지 자연석 판석 포장 공사가 진행된다. 7억 5000만 원(국비 50%·도비 15%·시비 35%)을 들이는 '산해진미 보행네트워크 도로환경 개선' 중 일부인 이번 공사는 지난해 8월 창동거리길 창동치안센터~평안안과 구간 300m에 차도용 블랜딩 블록을 깔았던 사업에 이어서 하는 것이다.

지난 2016년부터 계획된 것인데 애초 3구간이 함께 추진될 사업이었다. 시 도시재생과는 "한꺼번에 공사했을 때 통행 문제, 지방선거 때문에 미뤄졌다가 추진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7월 중 길바닥 조성공사가 시작될 예정인 창동 골목길. /김희곤 기자

또다시 바닥 공사를 한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비판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 상인은 "지금 골목이 예술촌과 잘 어울리는 형태라고 생각하는데, 멀쩡한 길을 또 뜯는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도시재생은 토목·건축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상인은 "사람들이 길바닥 보러 오는 것도 아니고 무슨 의미가 있나. 상권 활성화가 목적이라면 차라리 듬성듬성 빈 점포를 메우거나 시설 개선에 투자를 해야한다"며 "내 가게 앞길이 깨끗하게 정비되는 것은 물론 좋지만, 예산이 낭비되는 것은 아닌지 따져봐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이 사업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길을 정비하면 유동인구가 늘 것이라는 주장이다. 한 상인은 "아무래도 길이 깨끗하게 정비되면 발길도 늘 것이고 상권 활성화에 도움이 되리라고 본다"고 말했다.

박인숙 창동통합상가상인회장은 "공사 주변 상인과 주민에게 거의 다 동의를 받았다"며 "길이 지저분해서 정비를 해달라는 의견이 많다. 특히 만초집 골목 개선은 주변 사람들 숙원사업이다. 상인을 위한 것이기도 하지만, 궁극적으로 시민에게 돌아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골목을 걷다보면 일부 자연석 판석으로 포장된 곳도 있고, 빨간 아스콘이 깔린 곳도 있다. 수도관 공사 등을 하고나서 검은색 아스콘으로 뒤덮은 곳도 있다.

이 때문에 한 상인은 길바닥을 정비하는 것은 좋지만, 잦은 공사는 문제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창원시 도시재생과는 "상인회 등이 필요 없다고 하면 변경하든지 또는 아예 하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이미 상인 합의로 결정돼 진행됐고, 왜 빨리 진행하지 않느냐는 상인이 많다"고 말했다.

그동안 창동과 그 주변에 수차례 바닥 공사가 진행됐다. 지난해 창동거리길 바닥이 깔끔하게 조성됐지만, 토·일요일을 제외하면 불법주정차가 끊이지 않는다.

지난해 15억 원을 들여 조성된 불종거리 '걷고 싶은 거리'도 불법주정차는 여전하다. 또 앞서 2015년 8월 한국관광공사가 국비 20억 원을 들여 155m에 연예인과 외국 인사, 일반인 이름 등을 새긴 블록 10만 개를 깔고 '상상길'을 만들 때도 세금을 낭비한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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