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전 경남도지사가 2016년 6월 1일 '채무제로 달성'을 기념한답시고 도청 정문 쪽에 심은 사과나무가 시들시들 골골하다 죽었을 때, 다중의 입은 '홍준표 적악(積惡)의 저주를 그 나무가 대신 받았다'는 쪽으로 모아졌습니다.

그 사과나무 대역으로 심어진 주목 역시 시들시들 골골은 매 한가지였습니다. 그래서 이양하의 수필 〈나무〉를 보며 목덕(木德)을 재음미해 봤습니다. "나무는 덕을 지녔다. 나무는 주어진 분수에 만족할 줄 안다. 나무는 태어난 것을 탓하지 아니하고 왜 여기 놓이고 저기 놓이지 않는지를 말하지 아니한다." 과연 그럴까요? 홍준표 주목의 한탄을 환청으로 듣습니다. "앞 수필은 잘못됐어요. 여긴 내가 있을 곳이 아닙니다. '채무제로 허깨비는 도민의 피땀이다/ 홍준표 적폐! 채무나무 정리하라'는 플래카드가 있는 곳이 죽기보다 싫게 부끄러웠습니다." 애꿎이 뽑히고 말았네. 너 주목이여, 극락왕생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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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염치제로 나무철거'

외침 적어 비장히 세웠던

시민단체의 그 말뚝 빌려

환생할 혼목(魂木) 좀 없나

도백(道伯)이

다시는 생색 못 내게

지킬 그런 나무 그립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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