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북아시대, 유럽-아시아 연결 거점
대자연에서 상상력·야성 깨어났으면

"샌배노?"

지난 10일 동안 입에 익숙해진 '안녕하세요?'라는 몽골 인사말이다. 6월 17일 몽골 뉴에린학교 학생과 교사 23명이 상주중학교에 왔다가 27일 떠났다. 작년 이맘때도 37명이 다녀갔었다. 바다가 없는 대평원의 아이들이 아름다운 '솔바람 바다학교'에서 한바탕 신나게 놀다 돌아갔다. 거의 매일 해양스포츠를 즐기고, 바래길 걷기, 남해금산 트레킹, 교실 공동수업, 체육대회, 2박 3일 홈스테이, 인근 도시 공장 견학과 쇼핑 등 다양한 체험활동을 펼쳤다. 그 사이 우리 아이들과 서로 정이 들었던지 떠나면서 몇몇 아이들은 끝내 눈시울을 적셨다.

다가오는 8월 31일 상주중학교 3학년 전체 학생을 앞세우고 모두 35명이 11박 12일 일정으로 몽골에 들어간다. 상주중 학생들은 지난 15년 동안 일본으로 수학여행을 다녀왔다. 그런데 특성화중학교로 전환 후 작년부터는 새롭게 몽골과 교류를 시작했다. 그런데 '왜 하필이면 몽골이냐?' '이왕 외국에 나가려면 선진국에 가야 더 배울 게 많지 않냐?'고 묻는 사람들이 있다. 글쎄, 왜 우리는 몽골에 주목할까?

한국의 많은 대안학교는 주요 교육과정의 하나로 '해외이동학습'을 한다. 태봉고 재직 때도 매년 2학년 전체 학생들과 보름동안 네팔을 다녀왔다. 이때 목돈이 들기 때문에 종종 '귀족학교'라는 오해를 받기도 했다. 실제 태봉고나 상주중에서는 학원비, 개인 과외비, 참고서비가 거의 들지 않기 때문에 오히려 도회지 일반학교의 3년간 평균 교육비보다 더 적게 든다. 그러니 귀족학교란 말은 맞지 않다.

어쨌든, 꿈의 학교, 삶의 학교, 행복학교를 지향하는 상주중학교는 교육의 본질에 충실하며 '미래교육'을 선도하려고 애쓰고 있다. 21세기는 아시아 시대, 특히 동북아시아 시대가 열릴 것이다. 따라서 미래의 아이들에게 '아시아에 주목하라'고 말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머잖아 몽골은 유럽과 아시아를 연결하는 거점이 될 것이다.

몽골 땅은 한반도보다 7.4배 넓고 인구는 320만 명 정도다. 2017년 4월 기준 한국 거주 몽골인들은 약 3만 6000명이다. 해외거주 몽골인 약 15만 명 중에서 가장 많은 숫자가 한국에 들어와 있다. 유학이나 취업 등으로 한국에 거주한 후 몽골로 귀국한 몽골인들도 30만 명이 넘는다. 이는 몽골 전체 인구의 10% 정도다. 또한 몽골에는 약 3000명의 한국인들이 거주하고 있다.

우리는 왜 몽골에 가는가? 우선, 미래의 주역이 될 우리 아이들을 몽골의 대자연 속으로 안내하고 싶다. 도회지 아파트 빌딩숲에서 태어나고 자란 우리 아이들에게 가도 가도 끝없는 몽골의 광야와 가없는 하늘을 보여주고 싶다. 드넓은 초원에서 말도 타고, 그 말똥밭을 맨발로 거닐어 보게 하고, 칠흑의 밤에 쏟아지는 은하수와 별자리를 보면서 우리 아이들의 가슴속에 잠재된 무한한 '상상력'과 '야성'을 깨어나게 하고 싶다. 그리하여 돌아오는 길에는 '쩨쩨하고 옹졸한 마음'들일랑 드넓은 광야에 모두 날려버리고, 저마다의 가슴속에 한 평생 다 못 이룰 '불가능한 꿈' 하나씩 품고 돌아오기를! 이런 간절함으로 우리는 몽골에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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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우리가 몽골 친구들에게 배울 거리는 무궁무진하다. 21세기 리더십의 새로운 표상인 칭기즈칸. 지난 1000년간 인류역사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 인물이 바로 몽골제국을 세운 칭기즈칸이다. 그의 파란만장한 삶의 여정과 강인한 열정, 겸손한 삶의 자세를 배우는 것도 우리가 몽골에 가는 이유 중 하나다. 우리는 몽골에 드나들며 '미래교육'을 꿈꾸고 싶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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