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문화 개선 캠페인] (5) 노인 건널목 사고 줄이려면
올해 45명 길 건너다 목숨 잃어...고령 보행자 많은 곳 저속 운행, 잔여시간표시기 설치 등 필요

올들어 경남에서 교통사고로 모두 138명이 숨졌다. 이 가운데 65세 이상 노인이 55.8%(77명)나 된다. 특히 45명은 건널목 등에서 길을 건너다가 목숨을 잃은 것으로 분석됐다.

나이가 들수록 시력과 청력, 체력은 급격하게 저하된다. 이로 말미암아 사물 식별 능력이 떨어지고 자동차 진행 소리나 경적 소리도 잘 듣지 못한다. 특히 고령자는 순발력과 근육이 줄어 위험 상황 발생 시 사고 발생 가능성과 부상 정도는 클 수밖에 없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노인 특성에 따라 신호등이 있는 건널목 신호시간을 보다 길게 조정하고 고령 보행자를 만난 운전자는 '우선 멈춤'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전연후 한국교통안전공단 경남본부 교수는 특히 "고령 보행자가 많고 사고가 잦은 곳은 고령자 보행 속도에 맞는 신호시간을 부여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경찰이 노인들이 안전하게 건널목을 건널 수 있도록 돕고 있다. /경남경찰청

전 교수는 "일반 성인 보행 속도는 초당 1.2m지만, 고령자는 신체적 특징 탓에 1.5배가량 길을 건너는 시간이 더 걸려 사고 발생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크다"며 "보행신호기는 잔여 시간을 표시해 보행 시간 등을 육안으로 판단할 수 있도록 하고, 보행 시간을 차량신호기와 연동해 늘려주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황준승 도로교통공단 울산경남지부 교수도 "어린이와 노인 보행자는 보행 속도가 느려서 보행신호 주기를 일반인 기준 m당 1초 주기를 0.8m당 1초로 조정해 안전하게 건널 수 있도록 배려해야 한다"며 "신호기가 없는 건널목 인근에는 표지판을 잘 보이도록 설치해 운전자들이 고령 보행자를 인지할 수 있도록 시설 개선도 강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일상 경남경찰청 교통안전계장은 "어린이보호구역과 노인보호구역에는 보행신호 주기를 0.8m당 1초를 적용하고 있다"며 "지속적인 시설 개선 노력과 함께 건널목뿐만 아니라 설령 무단횡단을 하는 어르신을 운전자들이 만나더라도 안전하게 길을 건널 때까지 기다려주는 배려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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