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 균형 잡고 하중 분산시키는 고관절

우리 몸의 관절 중 무릎이나 어깨는 쓰임이 많은 관절이기 때문에 그 건강에 대해 관심이 많다. 그러나 고관절 질환은 대부분 초기에는 별다른 증상이 없기 때문에 방치하기 쉽고, 다른 관절에 비해 관심을 덜 가지기 쉽다.

고관절은 골반뼈와 대퇴골(넓적다리뼈)을 이어주는 관절로 체중을 받치고 하중을 분산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다른 관절과 마찬가지로 충격이나 무게가 가해지면 고관절에 통증이 생긴다.

대표적인 고관절 질환에는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 대퇴골 골절, 퇴행성 고관절염, 선천성 고관절 탈구 등이 있다. 고관절 질환은 우리나라의 좌식 문화와 음주 문화, 최근 스포츠 활동에 따른 외상 증가, 비만율 증가 등으로 노년층뿐만 아니라 젊은층에서도 지속적인 증가를 보이고 있다.

고관절이 썩는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

고관절 질환은 위치상 허리와 골반 통증으로 느껴져 허리디스크로 착각하기 쉽다. 특히 고관절은 몸의 균형을 잡아주는 역할을 하는데 문제가 생길 경우 골반이 제 역할을 못 하게 되면서 척추가 휘거나 관절 모양이 변형되어 다리가 짧아질 수도 있다.

고관절 통증을 일으키는 대표적인 질환인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는 고관절 상단부인 대퇴골두에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못해 영양과 산소 공급이 제대로 되지 못해 뼈 조직이 썩는 병이다. 원인은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지만 과도한 음주, 스테로이드제 부작용 등이다.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가 생기면 초기에는 별다른 증상이 없다가 점점 사타구니 앞쪽이 뻐근하고, 고관절 주변에 통증이 느껴진다. 심해지면 심한 통증과 함께 걷거나 앉기가 힘들어지며 괴사 부위는 작은 충격에도 골절되거나 뼈가 함몰될 수 있다.

나이가 들면서 골밀도가 감소되고 골다공증이 발생하는데 이때 노인의 경우 고관절 골절 위험이 매우 높다. 균형감각, 유연성, 운동감각이 떨어지기 때문에 빗길과 눈길을 특히 조심해야 한다. 고관절 골절이 발생하게 되면 심한 통증과 함께 움직이기가 어렵고 누워서 일어나기도 힘들어진다. 또 노인들은 합병증의 위험이 높고 병상에 누워만 지낼 수 있기 때문에 고관절 골절이 의심되면 즉시 병원을 찾아 골절 여부를 판단한 후 수술을 해야 한다.

인공 고관절, 수명 길고 안전

고관절 통증이 심하지 않은 초기에는 비수술적 방법으로 치료할 수 있다. 약물치료로 고관절의 염증을 완화하고 운동치료나 도수치료로 고관절을 강화시킨다. 그러나 통증이 심하거나 괴사가 많이 진행된 경우 인공 고관절로 대체할 수 있다. '인공 고관절 치환술'은 최소절개로 절개 부위가 작아 출혈과 통증이 적어졌으며, 인체에 무해한 금속 세라믹 소재로 만든 인공 고관절을 사용해 수명도 20~30년까지 쓸 수 있다. 고관절 통증은 매우 심하기 때문에 일상생활에 불편을 초래하므로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고관절 질환 예방을 위해서는 음주량을 줄이고 규칙적인 운동과 스트레칭으로 관절 유연성을 유지하고 혈액순환을 돕는 것이 좋다. 또 생활습관을 신경써야 한다. 바닥에 앉아 생활하거나 양반다리 자세, 다리를 꼬는 자세 등은 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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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성욱 마산서울병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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