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상은 공통적으로 핵심적 구조 및 기능을 담당하는 단백질을 변성시켜 조직손상을 유발한다. 다른 화상들이 주로 열에 의한 조직손상을 유발하는 반면 화학 화상은 산화, 환원, 부식, 탈수, 수포 형성, 세포 독성 등의 다양한 기전에 의해 조직손상을 유발한다.

화학 화상의 종류

화학 화상은 산에 의한 화상, 알칼리에 의한 화상으로 다시 나눌 수 있다.

산에 의한 화상의 경우 조직의 응고 괴사를 유발한다. 손상된 조직이 딱딱하게 굳으면서 일종의 방어벽을 만드는 것이다. 반면 알칼리 화상은 액화 괴사를 유발한다. 알칼리성 물질의 수산기가 조직을 흐물흐물하게 만들어 조직 단백질을 녹이는 효소를 활성화시킨다. 이렇게 되면 화학 물질이 더 깊이 침투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그래서 산보다 알칼리에 의한 화상이 더 깊고, 치료하기도 까다롭다.

화학 화상의 대처

화학 화상 대처에 중요한 것은 오염된 의복을 제거하는 것이다. 이어서 다량의 물이나 생리식염수로 화상 부위를 세척하는데 상처에 묻은 물은 화학 물질로 오염되었다고 간주하기 때문에 물에 담그면 안 되고 반드시 흐르는 물로 해야 한다. 적절한 배수로를 확보해 두는 것도 중요하다. 열에 의한 화상이 아니기 때문에 찬물을 사용할 필요는 없다.

생활환경에서 화학 화상을 입은 경우 물로 헹구고 깨끗한 거즈나 마른 수건으로 상처를 덮은 후 바로 화상 치료가 가능한 의료기관으로 최대한 빨리 이동하는 것이 좋다.

산성 화학 물질의 종류

아세트 산은 가장 쉽게 접할 수 있는 산성 물질이며 40% 이하 농도는 인체에 큰 해가 없다. 아세트 산은 농도가 높아질수록 인화성을 갖게 된다.

페놀은 콜타르에서 유도된 물질로 국소 마취 효과가 있기 때문에 이것이 묻어도 별다른 문제가 있다고 느끼지 못한다. 때문에 발견이 늦고, 광범위 화상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포름 산은 개미 산이라고도 하며 약 2% 농도만 되어도 가려움증을 유발한다. 10% 이상 농도일 경우 부식성을 띤다. 주로 모기나 개미 등의 곤충에서 분리될 수 있다.

알칼리 화상과 그 외 화학 화상

알칼리에 의한 화상은 상기했듯이 약품이 깊이 파고들기 때문에 처음 다쳤을 당시에는 다친 깊이가 얕지만 2~3일 내로 전층 화상이 된다. 갈색의 부드럽고 젤라틴처럼 말캉말캉한 가피가 생기는 것이 특징이다. 알칼리에 다쳤을 경우 즉시 다량의 식염수로 세척해 주어야 한다.

나트륨, 칼륨, 마그네슘, 알루미늄 등의 용융된 금속에 노출되었을 경우에도 화학 화상을 입을 수 있다. 주로 용광로 등에서 근무하는 근로자들에게 생기며 이 경우에는 D 클래스의 분말형 소화기를 사용해야 한다. 물로 세척하면 폭발적인 발열반응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절대 물을 써서는 안 된다.

많은 화학 물질들이 화상을 유발할 수 있다. 치료의 기본 원칙은 가능한 이른 시기에 다량의 물로 세척하는 것이다. 그 후의 상처 치료는 다른 열에 의한 화상과 비슷하다. 다만, 화학 화상은 처음 다쳤을 당시보다 깊어지는 것이 보통이며 피부 이식이 필요한 경우도 흔하다.

567735_433704_1639.jpg
▲ 김종민 서울대화외과의원 원장.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