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도민일보 주최 진주재즈콘서트 리뷰
<사운드 오브 뮤직> 명곡 새롭게 편곡해 관객 큰 호응 이끌어
"출연진 기량 수준급…재관람하고픈 공연"

공식적인 공연의 마지막 곡 '도-레-미(Do-Re-Mi)'가 연주되자 객석에서 큰 박수가 터졌다. 익숙한 곡의 독특한 편곡은 공연의 끝을 아쉬워하는 관객을 달랬다.

지난달 28일 오후 7시 30분 경남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진주 재즈 콘서트'가 열렸다. 경남도민일보가 주최하고 진주시가 후원한 이번 공연에 많은 이들이 관심을 보였다.

재즈 콘서트는 미리 공연 관람을 신청한 관객에 한해 당일 오후 5시 30분부터 선착순으로 직접 좌석을 고르도록 한다. 이날 오후 4시께부터 맘에 드는 좌석을 선점하려는 이들로 회관이 북적였다.

지난해 공연을 찾았던 이들은 올해도 공연장을 찾았다. 혼자 관람했던 이들은 가족, 친구를 데려왔다. 모두 '높은 만족도'를 재관람 까닭으로 꼽았다.

경남도민일보가 주최하고 진주시가 후원한 '진주 재즈 콘서트'가 지난달 28일 진주시 칠암동 경상남도문화예술회관에서 열렸다. 마지막 무대에서 모든 출연진이 합동공연을 하고 있다. /김구연 기자 sajin@idomin.com

"올해로 세 번째 진주 재즈 콘서트를 관람합니다. 앞선 공연을 볼 때 편안함을 느꼈습니다. 친절한 해설도 한몫을 했고요. 중학생 아들은 올해는 함께 오지 못했네요."(최홍진·47)

처음 공연장을 찾은 이들은 들뜬 표정으로 마음에 드는 좌석을 고르느라 분주했다. 긴 기다림 끝에 가장 먼저 원하는 좌석을 고른 김상욱 씨는 들뜬 모습으로 이렇게 말했다.

"인터넷 카페에서 공연 정보를 보고 왔습니다. 처음 관람하는 거고요. 음악에 관심이 많아요. 좌석요? 맨 앞에 앉을 생각이에요."

연인인 이지민(여·23), 허상경(25) 씨는 맘에 드는 좌석을 선택하고 기념사진을 찍느라 바빴다. 허 씨는 "친구에게 공연 소식을 듣고 처음 관람 신청을 했다"며 "지난해 미국에 있을 때 뉴올리언스에 다녀오면서 재즈에 관심이 생겼다"고 말했다. 뉴올리언스는 재즈 음악의 발상지다.

이어 그는 "여자친구도 재즈에 관심이 많아 관람을 결심하게 됐고, 영화를 본 적이 있어서 아는 노래가 나올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고 덧붙였다.

허 씨 말처럼 이날 공연 구성은 특별했다. 할리우드 뮤지컬 영화인 <사운드 오브 뮤직>에 나오는 곡으로만 공연을 채워서다. 버트 와이즈 감독의 영화는 리처드 로저스와 오스카 해머스타인 2세라는 뮤지컬계 명콤비 음악으로 더욱 널리 알려졌다. 누구나 한 번쯤은 들어봤을 법한 친숙함과, 익숙한 곡이 어떻게 변신할까 하는 궁금증을 함께 자아냈다.

이런 까닭에 재즈를 잘 모르는 이들의 관심도 컸다. 김정일(75) 씨는 "재즈라는 음악은 이름만 들어봤는데, 무척 궁금해서 관람하게 됐다"며 "여러 사람에게 호응 얻는 공연이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모든 관객의 좌석 배치가 끝나고 공연이 시작됐다. 재즈 비평가 김현준이 공연 들머리를 장식했다. 그는 "오랜만에 특별한 콘셉트로 공연을 구성했다"며 "개인적으로 나의 인생을 바꾼 곡들"이라고 말해 기대감을 높였다. 그는 "모든 곡을 다른 편성으로 준비하여 재즈 특유의 매력을 살렸다"고 덧붙였다.

실제 첫 곡인 '클라임브 에브리 마운틴(Climb Ev'ry Mountain)'부터 익숙하면서도 색다른 묘미를 뽐냈다. 짧지만 강렬한 인상으로 관객을 들뜨게 했다.

이날 연주된 여러 곡의 편곡을 맡은 베이시스트 김영후를 필두로 피아니스트 오은혜, 드러머 서수진은 단단하게 공연의 중심을 잡았다. 보컬리스트 이지민·김주환은 서로 다른 음색과 매력으로 관객을 즐겁게 했다.

기타리스트 김준범·김명원의 연주는 깊은 인상을 남겼다. 트럼페터 윱 반 라인, 색소포니스트 이선재·신명섭·이승원의 풍성한 연주는 관객의 가슴을 가득 채웠다.

'진주 재즈 콘서트' 사회를 맡은 김현준 재즈 비평가. /김구연 기자 sajin@idomin.com

특히 대중에게 잘 알려진 곡 '도-레-미(Do-Re-Mi)' 편곡은 전통적인 재즈의 모습을 십분 살리면서도 실험적 요소를 곳곳에 배치해 큰 박수를 받았다. 재청곡까지 모두 연주되고 공연은 끝이 났지만 관객들은 공연장을 쉽게 떠나지 못했다. 연주자들의 음반을 사고, 줄을 서서 사인을 받거나 사진을 찍고 나서야 아쉬운 발걸음을 뗐다.

조정제(47) 씨는 "앞선 공연과 비교해서 올해 공연이 가장 흥이 났다"며 "편곡에서 전반적으로 듣는 사람을 배려했다는 것이 느껴졌다"고 말했다.

모두에게 특별한 공연이었겠으나 심지영(49) 씨에게는 더욱 의미가 남다른 공연이었다. 그는 "재즈를 좋아하지 않았고, 들을 기회도 없었는데 이번 공연을 계기로 생각이 바뀌었다"며 "편곡과 연주자 기량 모두 마음에 들었다. 기회가 있다면 다시 관람하고 싶은 공연"이라고 강조했다.

베이시스트 김영후 음반을 현장에서 구매한 그는 "음반을 사서 연주자 사인을 받은 것도 처음"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관객의 큰 호응에 연주자들도 만족감을 드러냈다. 피아니스트 오은혜는 "잘 알려진 곡이어서 그런지 세세한 부분에 반응이 많았다"며 "예상보다 호응이 뜨거웠다"고 말했다. 드러머 서수진은 "지난 공연에서도 호응이 커 이번 공연도 기대가 컸다"며 "열심히 준비한 것을 관객이 알아주시는 듯하다. 그래서 무척 고맙다"고 말했다.

관객과 연주자 모두 행복한 진주의 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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