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팬 위해 스쿨데이 제안"
휘문고 다닐때 야구 매력 빠져
마산구장에 학교 광고판 설치
"NC는 가장 큰 오락기라 생각"

김효준(46) 학교법인 한효학원(마산·김해 한일여고) 이사장은 NC에 '스쿨데이' 도입을 최초 제안한 사람이다. 지역사회 리더라는 부담감 속에서도 쉽사리 잃지 않는 야구 애정과 추억이 그 바탕. 김 이사장은 야구를 매개로 한, 지역사회·NC의 동반 성장도 그리고 있다. 새 야구장 건립에도 깊이 연관한, NC 프런트와 떼려야 뗄 수 없는 그지만 야구장에서는 순수한 한 명의 팬으로 돌아가곤 한다. 김 이사장에게 NC·야구는 무엇일까.

-야구를 처음 접하게 된 건 언제인가?

"아버지(김중원)가 경남고교 야구 선수 출신이어서 자연스럽게 야구를 가까이하게 됐다. 야구 명문 서울 휘문고를 나왔는데 그 영향도 컸다. 1989년 휘문고가 봉황대기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적이 있는데 그때도 관람한 기억이 있다. 잠실야구장 근처에 학교가 있다 보니 방과 후에는 수시로 야구장을 드나들었다. 프로야구 첫 인연을 맺은 팀은 LG트윈스였다. 지금도 마음 한쪽에서는 LG를 응원하고 있다."

새 야구장 건립위원으로 활동 중인 김효준 이사장. /김효준

-NC와는 어떻게 인연을 맺게 됐나?

"2013년부터 창원 마산야구장 외야 광고판에 4년간 학교 광고를 했다. 우리 학교 광고가 잘 보이는지, 방송 카메라에 잡히진 않는지 등을 확인하고자 야구장을 수시로 찾고 야구 관람을 한 게 시작이다. 물론 그해 LG가 10년 만에 가을야구를 하는 등 시즌 성적이 나쁘지 않았기에 창원 마산야구장을 갈 때도 '유광잠바'를 입곤 했다. NC 구단 관계자는 '올해까지만 봐주겠다'며 농담을 건네기도 했고. 본격적으로 NC를 응원한 건 2014년 가을부터다. 그해 이종욱 선수가 우리 광고판 앞에서 펜스 파인 플레이를 선보인 적이 있다. 워낙 멋진 플레이였기에 지상파 스포츠뉴스며 야구 하이라이트며 몇 번이고 나왔다. 덕분에 NC를 향한 팬심이 쑥쑥 자랐다."

-NC에 스쿨데이 도입도 제안했다고?

"맞다. 선수들 플레이를 보고 있다 보니 자연히 고교시절 단체응원을 갔던 추억이 떠오르더라. 승패보다는 함께 어울리며 마음껏 소리치던 그 시절이 문득 그리웠다. 이런 문화를 우리 지역, 우리 학생들에게도 심어주면 어떨까 싶었다. 조건도 좋았다. 마산야구장 인근에는 '걸어서도 야구장에 갈 수 있는' 학교가 여럿 있다. 이런 내용을 NC 구단과 공유했고 다행히 잘 받아들여져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이와는 별개로 김해 한일여고 스쿨버스에 NC 선수·학생이 함께 찍은 사진을 래핑해 운행 중이기도 하다. NC와 학교 측이 반반 부담한, 이 같은 소소한 이벤트가 지역에 녹아드는 방법이라 생각한다."

-NC에서 유독 아끼는 선수가 있다면?

"박민우 선수. 학교에 와서 사인회를 연 적도 있다. 학교에 박민우 입간판도 있다. 교내 공지사항을 박민우가 전달하는 셈이다. 학생들 반응도 좋다."

-새 야구장 건립에도 깊이 관여하고 있다고?

"한일합섬 창업주(고 김한수)인 할아버지께서 마산운동장 초기 건립 때 큰 역할을 했다. 그 인연을 계기로 새 야구장 건립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새 야구장은 야구 경기가 열리지 않는 날에도 시민이 찾을 수 있는 '오락·문화시설'이 돼야 한다는 게 내 주장이다. 한 예로 창원 랜드마크 겸 오락시설이 될 수 있는 '대관람차 건립'을 제안하기도 했다. 교통·주차 문제 해결도 관심이 많다. 창원 마산야구장은 지하철이 닿지 않는 전국 유이한 구장이다. 교통·주차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전국 하위권 관중 수를 면하기 어렵다."

-NC 팬으로서 아쉬운 점이 있다면?

"바뀐 응원가가 예전만큼 입에 달라붙질 않는다. 흥이 덜 나는 듯하기도 하고. 리그 전체가 응원가 저작권 문제로 힘겨운 줄 안다. 빨리 타협점을 찾았으면 한다."

-지역에서 NC의 역할은?

"가장 큰 오락기이지 않나 싶다. 야구장을 방문하고 야구 경기를 챙겨보는 게 일상이 된 시민이 많다. 구단과 팬이 함께 추억을 쌓아가며 새로운 문화를 만든 셈이다. 서울·수도권에 비해 유흥거리가 부족한 지역에서 이런 문화 정착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생각한다. 달리 말하면 이는 구단이 지역·팬 밀착을 꾸준히 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앞으로도 구단과 지역·팬이 동반성장도 하며 좋은 기억을 만들어갔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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