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선 7기 자치단체장 출범 기대감
정치인의 약속은 반드시 지켜져야

민선 7기가 오늘 출범한다. 지난 6·13 지방선거를 통해 만들어진 경남의 정치 지형은 한마디로 상전벽해(桑田碧海), 그 자체다. 지난 1995년 제1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이후 처음으로 보수의 텃밭인 경남에서 민주당 도지사가 탄생했다. 도지사뿐만 아니다. 경남 최대 도시인 창원시를 비롯해 동부 경남의 김해시·양산시, 남부 해안을 낀 고성군·통영시·거제시·남해군 등 모두 7곳의 기초자치단체장이 민주당 깃발을 들고 당선됐다. 그 누구도 예상치 못한 결과다. 그래서 더욱 민선 7기 출범에 기대와 우려가 교차한다. 절반의 성공이라는 말로 애써 표정 관리 중인 자유한국당도 18개 시·군 가운데 10곳에서 당선인을 냈다.

이제 선거는 끝났다. 유권자인 도민의 선택을 받고자 내걸었던 약속을 실천하는 일이 시작됐다. 김경수 도지사는 최대 위기에 직면한 경남경제를 살리고, 활력 넘치는 민생을 위해 도민이 자신을 선택했다고 분석한 만큼 책임이 더욱 무겁다. 경남경제 부활과 소통을 통해 도민과의 약속을 지켜나가겠다고 밝힌 김 지사의 행보가 기대된다. 김 지사는 '약자의 눈물을 닦아주는 것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약자가 눈물을 흘리지 않도록 하는 것이 정치다'고 말하면서 실천 의지를 다졌다. 인구 106만 경남 최대 도시의 수장이 된 허성무 창원시장도 지난달 28일 인수위를 통해 '사람 중심 새로운 창원'을 약속했다. 시정 슬로건으로 내건 이 약속은 '시민과 소통하는 시민주권시대, 시민의 이익을 우선하는 시정철학, 빛나는 땅 창원의 새 시대를 여는 시대정신을 담은 것'이라는 설명을 덧붙였다.

서부 경남 수부도시인 진주시의 수장에 오른 조규일 시장은 '양질의 일자리를 확보해 부강한 진주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전통과 역사의 토대 위에 항공국가산단을 조기 정착시켜 좋은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서 시민이 행복한 진주시로 거듭나겠다는 전략을 밝혔다. 경남에서 유일하게 무소속으로 당선된 서춘수 함양군수의 일성은 "부정부패 고리 반드시 끊겠다"는 약속이었다. 불미스러운 일로 전임 군수의 연이은 낙마에 따른 함양군의 명예회복 선언이나 다름없다. 백두현 고성군수는 공황상태에 빠진 지역경제를 일으켜 '군민의 먹고사는 문제 해결'을 최우선 과제로 삼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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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은 조금씩 다르지만 도지사를 비롯한 민선 7기 자치단체장은 하나같이 '도민을 위한' 일을 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제 남은 것은 약속을 실천하고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다. 행여 약속을 지킬 수 없다면 솔직하게 말하고 계획을 수정하는 진실한 모습을 보여야 한다. 정치도 사람이 하는 일이라 잘 안될 수도 있다. 그러나 하지도 못할 일을 거짓으로 덧칠하면 할수록 유권자를 우롱하는 결과만 낳게 될 것이다. 유권자와의 약속인 공약(公約)을 지키지 않았다고 감옥에 가는 일은 없다. 다만, 다음 선거에서 표로 심판받을 뿐이다. 감옥에 가는 한이 있더라도 유권자와의 약속은 반드시 책임진다는 각오를 첫 출발에 앞서 해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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