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김경수 대권구도 연관…한국 비대위 구성따라 의원 생사 갈려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 두 거대 정당의 '차기 당권'을 둘러싼 경쟁이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누가 당권을 거머쥐느냐에 따라, 혹은 어떤 성격의 지도부가 탄생하느냐에 따라 경남 정치권에 미칠 파장도 간단치 않을 전망이다.

같은 '당권'이지만 두 당이 각각 구성할 지도체제 이름은 서로 다르다. 한국당은 6·13 지방선거 참패를 수습하고 당을 쇄신할 혁신 비상대책위원회 출범을 눈앞에 두고 있고, 민주당은 오는 8월 25일 전당대회를 열어 현 추미애 대표 뒤를 이을 당 대표와 최고위원을 뽑는다.

도내 정치권의 시선이 집중되는 건 2020년 총선뿐 아니라 다음 대권구도와 밀접한 연관을 지닌 정치 일정이기 때문이다. 대권은 주로 민주당에, 총선은 한국당에 해당하는데 이번 지방선거를 통해 대선주자로 급부상한 김경수 경남도지사 당선인의 '미래'와도 물론 관련돼 있다.

민주당 전당대회 최대 이슈는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 출마 여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 대선에 도전했고 차기 유력주자로도 꼽히는 김 장관은 이해찬·김진표·송영길·박영선·전해철·김두관 의원 등 여러 당권주자 중 무게감이 가장 앞선다는 평을 듣는다. 천지일보·리서치뷰가 지난 16~17일 진행한 차기 여권 대선주자 적합도 여론조사(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서 김 장관은 12.0%를 얻어 전체 4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그런데 이 조사에서 2위에 오른 주인공이 바로 김경수(14.1%) 당선인이다. 박원순(16.0%) 서울시장에는 못 미쳤지만 상당한 전국적 지지도·인지도를 재확인한 셈인데, 김 당선인 자신은 대권과 거리를 두고 있으나 어쨌든 김부겸 장관의 부상은 또 다른 강력한 경쟁자 등장을 의미할 수밖에 없다.

김 장관 주도로 2020년 총선을 치르고 만일 여기서도 지방선거처럼 대승을 할 경우 김 장관의 대권가도는 탄탄대로일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김 장관은 단서를 달긴 했지만 당권 도전 의사를 숨기지 않고 있다. 그는 최근 〈중앙일보〉와 인터뷰에서 "당 대표 출마가 저의 정치 경력에 도움된다는 것을 왜 모르겠나. 제가 정치권에 있으면 '출마합니다'라고 선언하면 된다. 그런데 지금은 내각에 있다"며 "문재인 대통령도 개각을 고민하신다니 그동안 업무 성과를 평가한 뒤 정치인 출신 장관들에게 돌아가도 좋다는 사인을 주시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한국당 쪽은 새 비대위원장의 면면뿐 아니라 어떤 권한을 지닌 비대위냐가 핵심 쟁점이다. 단적으로 구분하면 2015년 민주당 분당 이후 총선 공천권을 비롯해 전권을 휘두른 '김종인 비대위'냐 아니면 과거 새누리당·한국당이 구성했지만 별 실권 없이 무기력했던 '김희옥 또는 인명진 비대위'냐의 차이인데, 김성태 당 대표 권한대행 등 비박계는 주로 전자를, 친박진영과 차기 당권을 노리는 중진의원은 후자를 지지하고 있다.

김성태 대행은 지난 26일 비대위 준비위 회의에서 "혁신 비대위는 김종인 모델보다 더 강해야 한다"며 "비대위원장에게 한국당을 살려낼 칼을 드리고 내 목부터 치라고 하겠다. 그 칼은 2020년도 총선 공천권에도 영향을 줄 수 있는 그런 칼"이라고 밝힌 바 있다.

김 대행 뜻과 같은 비대위가 들어서면 경남은 물론 당 전체에 '격변'은 불가피하다. 경남에서는 이미 4선의 이군현(통영·고성) 의원이 2020년 총선 불출마 선언을 하기도 했지만 이 의원 외에도 이주영(창원 마산합포·5선)·김재경(진주 을·4선)·여상규(사천·남해·하동·3선) 등 다선 의원이 상당수 있다. 박대출(진주 을) 의원 등 강성 친박으로 통하는 인사나 지방선거 성적이 안 좋은 의원들 역시 타깃이 될 여지가 충분하다.

이주영 의원은 지난 25일 홍문종·정우택 등 중진의원 5인과 함께 성명을 내 "선거에서 패하면 책임지는 게 정당정치다. 비대위 준비위 구성은 물러나야 할 사람이 벌인 무책임하고 월권적인 행동"이라며 비대위 즉각 해체와 김성태 대행 사퇴를 촉구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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