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스토리>(감독 민규동) = 일본군 위안부를 주제로 <귀향>(감독 조정래>, <아이캔스피크>(감독 김현석) 등과 달리 그다음을 이야기하는 영화다. 위안부 할머니들의 상처와 비극을 보여주는 데 그치지 않는다. '관부재판'을 전면에 내세우며 1992년부터 6년간 일본 시모노세키와 부산을 오가며 피해 사실을 증언한 위안부 할머니들에게 집중한다. 23번의 기나긴 재판의 기록, 아직 끝나지 않은 현재 진행형인 투쟁을 보여주며 여성이라는 이유로 착취당했던 우리의 역사를 말한다.

민규동 감독은 영화 매체와 인터뷰에서 "위안부 문제야말로 '아시아의 홀로코스트'인데 그 기록이 전혀 없다. 이 영화가 '위안부 영화'라는 카테고리에 들어가는 것도 아직 많이 만들어지지 않아서다"라고 말했다. 김해숙, 예수정, 문숙, 이용녀, 김희애 등 쟁쟁한 배우들의 열연이 기대된다. 개봉 27일. 창원, 김해, 진주 등에서 볼 수 있다.

◇<하나 그리고 둘>(감독 에드워드 양, 타이완·일본, 2000) = 한 가족이 할머니 영정을 앞에 두고 마음에 품은 이야기를 쏟아내는 영화다. 위기에 빠진 회사에 다니는 중년 남성 NJ를 중심으로 영화는 그의 가족 구성원을 이야기한다. 등장인물마다 독특한 문제를 안고 있다. 하나와 하나가 만나 둘이 된다는 가족의 울타리는 늘 견고하지 않다. 서로 분리된 개인들이며 저마다 삶을 살아가고 있다. 할머니의 부재로 가족이라는 이름과 다시 마주하지만 강요하거나 억지스럽지 않다.

지난 2007년 타계한 에드워드 양 감독은 이 영화로 2000년 칸 영화제 감독상을 받았다. 2000년 개봉한 영화는 28일 재개봉한다. 창원 씨네아트 리좀에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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