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원 구성·시 인사에, 실행 전인데 "야합"주장
전략 부재로 혼란상 보여

'야당은 처음이라….'

6·13 지방선거 결과에 따라 과반을 놓치며 양산시의회 운영 주도권을 뺏긴 자유한국당이 당내 전략 부재로 말미암아 혼란 양상을 보이고 있다.

한국당 양산시의원 당선인들은 27일 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원 구성과 관련한 더불어민주당 측 태도에 유감을 표시하며 이를 '야합'으로 규정했다. 또한, 김일권 시장 당선인이 6급인 비서실장에 5급을 발령하겠다는 것 역시 의회 의결권을 침해한 것이라며 재발 방지를 요구하고 나섰다.

27일 자유한국당 양산시의원 당선인들이 최근 원 구성과 관련한 더불어민주당 태도와 김일권 시장 당선인 조직개편에 대해 유감을 나타내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현희 기자

이들은 원 구성과 관련해 "각 당에서 논의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이를 언론보도해서는 안 된다"는 논리를 폈다. 하지만, 언론에서 자율적으로 취재해 보도한 내용을 놓고 민주당과 당선인에게 문제를 제기하는 기자회견 내용 자체가 앞뒤가 맞지 않다는 지적이다. 논의는 되고, 보도는 안 된다는 말 자체가 낯설다.

또한, 국회나 도의회 역시 각 당에서 원 구성을 위한 전략을 수립하고 당내 여론을 정리하는 일이 일반적인 정치관행인데도 이를 '야합'으로 규정하는 것 역시 설득력이 부족하다. 오히려 한국당 내에 당론을 마련하고 원 구성에 대응할 전략을 갖추지 못했다는 사실만 드러내고 말았다는 평가다.

당선인의 조직 개편에 대한 의견도 '억지'에 가까운 주장이라는 반응이다. 시정 운영을 위해 조직을 개편하는 것은 시장 권한이고, 이를 조례 심의 과정에서 문제점을 지적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역할을 의회에서 충분히 할 수 있음에도 기자회견을 통해 '의회 의결권 침해'라며 반발하는 것 자체가 오히려 시장이 가진 인사권을 제약하려는 것이라는 의견이다. 과거 한국당 시장이 조직을 개편할 때마다 특별한 반응을 보이지 않고 사실상 '거수기' 역할을 했던 것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한국당 의원들은 비서실장을 6급이 아닌 5급으로 했을 때 생길 수 있는 문제점이나 대안을 제시하기보다 단지 조례 위반이라는 절차상 문제를 거론하는데 그쳤다. 심지어 아직 인사가 실행되지 않은 사안에 대해 미리 우려를 나타냈을 뿐이다.

이 같은 모습은 여야가 뒤바뀐 상황에 익숙지 않은 한국당 현주소를 그대로 드러냈다는 분석이다. 과거 한국당이 다수일 때 당론에 따라 의회 운영이 이뤄지기보다 사안별로 의원 개개인 이해관계에 따라 움직였다. 매번 원 구성에서 파행을 거듭한 것은 다수인 한국당 내 경쟁 상황에 따라 일부 민주당, 무소속 의원에게 상임위 자리를 약속하며 이합집산을 거듭했던 탓이다. 이번 원 구성 과정에서 민주당이 당내 전략을 세우고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것과 비교되는 상황이다.

또한, 조직 개편과 관련한 혼란 역시 지역권력 교체를 경험하지 못한 한국당이 '지역야당'으로 방향을 설정하지 못한 상황에서 의욕만 앞선 것 아니냐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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