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래킹하기 딱 좋은 '그늘 숲'
걸음걸음 달라지는 풍경 매력
곳곳에 운동기구 비치해 인기

이곳에서는 끊임없이 과거와 만난다. 정상에서 보는, 대규모 아파트 단지 공사 현장이 이질적일 정도로 과거가 짙게 뱄다.

느린 걸음으로 천천히 돌아보면 그 종류도 눈에 들어온다. 멀게는 청동기시대부터 가깝게는 창원군민헌장비가 세워진 1990년대가 스며 있다. 창원시 의창구 서상동 일대에 자리 잡은 남산공원 이야기다.

남산공원 해발 100m 정상부에는 청동기시대에서 삼한시대에 걸쳐 형성된 취락유적이 있다.

애초에는 누군가 살았을, 낯선 이 방문을 그다지 반기지 않았을 장소이나 오늘날은 다르다. 인근 의창동·팔룡동·서상동·중동 주민에게 이곳은 생활 속 운동성지다.

남산공원 정상에 오르는 길은 크게 다섯 가지다. 20면가량의 주차장과 '숭의문'이라는 현판을 단 일주문이 있는 코스, 고향의봄 도서관에서 오르는 코스, 남산루를 거치는 코스, 남산배드민턴장을 지나는 코스, 중동 원룸촌에서 오르는 코스다. 어느 길이든 10~15분이면 정상에 다다를 수 있다. 아침·점심·저녁 가릴 것 없이 주민 발길이 끊이지 않는 이유 중 하나다.

남산공원에서 가장 사랑받는 운동은 '트레킹'이다. 남산루~정상부 혹은 정상부 바로 아래까지가 주 코스. 한 바퀴를 도는데 10분이면 충분하지만 걸음걸음 달라지는 풍경은 지루할 틈이 없다. 정상부로 향할수록 생기는 작은 경사와 탄성 포장된 길, 소나무 그늘, 남산루 앞 광장, 힘찬 물줄기를 뿜는 분수, 우뚝 솟은 창원대호부연혁비 등이 주민을 반긴다.

창원 남산공원에서 운동 후 휴식을 즐기는 주민. /이창언 기자

두 번째는 갖가지 운동기구를 활용한 운동이다. 운동 기구는 크게 세 곳에 나뉘어 있다.

남산루로 오르는 계단 맞은 편, 공터가 있는 공원 중심, 고향의봄 도서관을 향하는 길목이 그 포인트. 각각의 장소에는 옆파도타기·하늘걷기·파도타기·앉아밀기·역기올리기·원그리기·달리기·등허리지압기 등 누구나 손쉽게 이용할 수 있는 기구가 비치해 있다. 여기에 주차장 옆으로는 지압공원까지 있어 머리부터 발끝까지 '전신 운동'을 즐기기에 안성맞춤이다.

세 번째는 '쉼'이다. 힘찬 걸음으로 혹은 다양한 동작으로 땀을 흘리지 않더라도 공원 곳곳에 설치된 벤치에 앉아 있으면 절로 몸이 건강해지는 기분이다. 남산공원 정상에서는 탁 트인 하늘을 마주하기에 좋고, 소나무 그늘 드리운 공원 중심부에서는 도란도란 이야기꽃을 피우기도 좋다. 산마루 벤치에서는 일광욕을 즐길 수도 있다. 남산공원이 가족 나들이 장소로 인기인 것도 이 덕분.

남산공원에서 만난 한 시민은 "인근 아파트에 살고 있다. 날마다 남산공원을 찾는다"며 "남산을 오르는 데 15분, 공원을 도는 데 15분 총 30여 분밖에 걸리지 않지만 참 다양한 것을 보고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땀복을 입고 마스크와 햇빛가리개를 착용하고서 트래킹 중이던 다른 시민은 "운동을 하다가 지치면 언제든지 쉴 수 있는 공간이 곳곳에 있다는 점이 남산공원 장점"이라며 "산신단 석등 안 초는 늘 켜져 있고 운동기구도 깨끗하다. 공원 관리가 잘 되는 듯해 더 자주 찾는다"고 말했다.

남산공원은 창원 도심 속 '거님길' 중 하나인 '역사·생태숲길' 출발점이기도 하다. 남산공원 일주문에서 사화공원까지 5.8㎞, 약 130분이 걸리는 이 길은 조상의 삶과 현재 삶이 함께 녹아 있다.

무더위가 본격적으로 기승을 부리기 전, 남산공원에서 과거를 만나고 내일을 위한 건강을 챙겨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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