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투명 인간이 아닙니다.'

한국지엠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구조조정을 당하는 과정에서 펼침막에 적은 문구다. 회사 구조조정에 가장 먼저 내쳐지는데 임단협 등 각종 협상, 지원 과정에서 비정규직은 배제되는 현실에 항의한 말이었다.

똑같은 말을 이주노동자도 할 수 있지 않을까. 이주노동자도 투명 인간으로 다뤄지고 있지는 않을까. 국내 체류 외국인이 200만 명을 넘어섰고, 경남에 거주하는 외국인이 12만 명이다. 하지만 작업 환경에서 건강하게 일할 권리가 제대로 보장되고 있을까. 지난해 5월 기준으로 산업재해보험에 가입한 내국인 노동자의 산재 발생률은 0.18%이지만, 외국인 노동자는 1.16%로 6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2월, 60대 노동자가 한 주물공장에서 16년간 일하면서 건강이 크게 훼손됐다고 폭로했다. 수면 장애, 어지러움, 구토 증상을 겪었다. 납중독 판정을 받았지만 주물공정 작업에서 완전히 배제되지 않으면서 병을 키웠다고 했다. 그는 산재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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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당시 자신과 함께 6년간 일했다는 이주노동자를 거론했다. '수'라는 이름을 가진 이주노동자가 자신과 같은 납중독 판정을 받았다는 것이다. '수'는 납중독 판정을 받았지만 제대로 치료도 받지 못하고 인도네시아로 돌아갔다. '수'는 과연 건강하게 생활하고 있을까.

지난해 5월 1일 노동절에 발생한 삼성중공업 크레인 사고에서도 이주노동자 피해 상황은 확인되지 않았다. 마산·창원·거제산재추방운동연합은 당시 사고 현장에 있던 노동자 1600여 명 중 300여 명이 이주노동자였다고 밝힌 바 있다. 사고 이후 지원 과정에서 이주 노동자에 대한 부분은 들어보지 못했다. 이주노동자들의 안녕을 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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