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지질연구원 분석 결과 "단층대 재활성화 지진 우려"
밀집 핵발전소 대비책 시급

단층대 재활성화에 따른 지진 발생 대비책이 시급하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한반도 지진관측 후 최대 규모인 2016년 경주지진(규모 5.8), 2017년 포항지진(규모 5.4)이 잇따라 발생했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은 지난 2년간 진행한 경주와 포항지진 연구결과를 지난 25일 발표했다. 연구결과 경주와 포항 지진은 단층대 재활성화 사례로 봐야 한다고 했다. 이는 지진에 대한 체계적인 연구를 통한 확실한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지진이 발생한 양산단층대 인근에는 한울원전 6기, 월성·신월성원전 6기, 고리·신고리원전 6기 등 핵발전소 18기가 가동 중이다.

연구원은 경주지진과 포항지진을 기존 단층대가 재활성화해 발생할 수 있는 지진성 단층 운동의 중요한 사례로 꼽으며. 중·대형(규모 6.0 이상) 지진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고 밝혔다. 2017년 11월 15일 발생한 포항지진 본진은 길이 7㎞·폭 3.5㎞ 크기 역단층성 주향이동 단층 운동으로 일어났다. 여진은 이듬해 2월 28일까지 1350회 이어졌고, 여진 위치는 본진을 중심으로 북동-남서 방향에 주로 분포했으며 경사가 수직에 가까운 주향이동 단층 영향을 받았다. 다만 지난 2월 11일 발생한 규모 4.6 여진은 다른 여진과 달리 경사가 동남쪽으로 기울어졌다고 지질연은 분석했다. 포항지진 전후로 일부 지역은 최대 약 6㎝ 솟아오른 것도 관찰됐다.

연구원 관계자는 "중·저주파 대역 지진파 에너지가 집중되면서 3∼5층 규모 건축물을 중심으로 피해가 컸다"며 "액상화 등 지금까지 국내 지진에서는 거의 보이지 않던 지표 변형을 일으킨 것"이라고 설명했다.

2016년 9월 12일 경주지진은 북쪽에서 26∼29도 동쪽으로 틀어진 북북동-남남서 방향에, 동쪽으로 68∼72도 경사진 주향이동 단층면에서 발생했다. 이듬해 지난 2월 28일까지 총 2232회의 여진이 있었고 진앙은 본진을 중심으로 북북동-남남서 방향에 분포했다.

연구원은 한반도가 현재까지 거의 일정한 동북동-서남서 또는 동-서 방향 순수 압축 응력을 받는 것으로 확인했다. 내륙에서는 주향이동 단층 또는 역이동성 주향이동 단층이, 동해와 서해 연안은 역단층이 우세하게 재활성화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연구원 관계자는 "한반도와 주변 지역에 대한 지체구조 발달사나 활성단층에 대한 후속 연구가 시급하다"며 "지진 발생 확률이 높은 고위험군 단층 중장기 모니터링 기술과 지진 조기대응시스템 구축, 지진과 단층 연구 인력 양성 등 체계적인 지원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김광희 부산대 지질환경과학과 교수 역시 중·대형 지진 위험성에 발맞춘 대비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우리가 알지 못했던 작은 단층이 움직여 작은 지진이 발생한다는 것은 큰 지진이 얼마든 도래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단층 분포 조사를 통해 큰 지진을 예측하고 과학적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대비책을 세워야한다"고 말했다.

핵발전소 인근 지역에 지진이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데 대해서는 "진앙과 거리만이 문제가 아니다. 지진동 여파로 핵시설물이 피해를 받을 수도 있다. 내진설계를 보완하고 보강해 지진으로부터 피해를 예방하는 대책이 필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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