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체적 폭력은 작년 3.7% 그쳐...경제적 폭력·통제 행위로 변형

가정폭력특별법이 시행된 지 20년이 지나면서 신체적 폭력은 많이 줄어들었으나 언어적 폭력 같은 정서적 폭력은 여전히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분노관리연구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년간 가정폭력 발생률은 34% 수준에서 3.7%로 크게 감소했다. 연구소는 가정폭력을 범죄로 규정하고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인 결과물이라고 분석했다.

지난 2000년 연세대 김재엽 교수가 진행한 국내 첫 전국 단위 가정폭력 실태조사에 따르면 신체적 폭력률은 34%로 세 가구당 한 가구꼴로 부부 사이에 신체적 폭력이 발생했다. 여성가족부 전국 가정폭력 실태조사를 보면 부부 사이 신체적 폭력률은 2004년 15.7%였으나 2013년 7.2%, 2016년 3.7%로 감소세를 보였다.

그러나 한국분노관리연구소는 질적인 면에서 가정폭력이 줄었는지에 대한 신중한 접근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정서적 폭력이 지난 2013년 36.1%에서 2016년 12.5%로 줄어든 점에 대해서는 물건이나 주먹으로 폭력을 행사하던 과거의 전통적인 폭력이 범죄시되면서 언어나 정서적으로 폭력을 가하는 현상이 두드러진다고 분석했다. 최근에는 생활비를 주지 않는 경제적 폭력과 배우자의 행동을 제약하고 제한하는 통제 행위가 문제가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서원 연구소장은 "정부는 가정폭력의 개념이 신체적 폭력에서 통제로 전환하는 세계적 동향을 반영해 대책을 새롭게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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