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객 붐벼 주민 삶 침해, 동네 떠나는 사람도 늘어

화장실 설치 등을 요구하며 국내 최장 해상 보도교를 막아버린 통영시 우도 주민의 사례와 같이 통영에 오버투어리즘(Overtourism)이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오버투어리즘은 여행지에 수용능력을 넘어선 관광객이 몰려 주민 삶을 침해하는 현상을 말한다.

지난 19일 총연장 309m의 연화도~우도 해상 보도교가 임시 개통하자, 하루 관광객이 10명 정도이던 곳에 주말 하루에만 3000명 이상 몰려들었다.

편의시설을 갖추지 않은 상태에서 관광객이 들이닥쳤고, 갯바위나 숲에 대·소변을 보기 시작하면서 주민은 기겁했다. 여기에 해운사가 우도로 가는 여객선을 줄이고 관광객 태우기에 열을 올리자 분노는 폭발했다. 주민은 보도교에 바리케이드를 쳐 관광객이 건너지 못하게 막고 '화장실 설치'와 '여객선 정상화'를 외쳤다.

지난 25일 통영시와 해운사, 주민의 대화로 이 문제는 곧 해결될 것으로 보인다. 우도 사례는 관광객이 몰리면서 주민이 오버투어리즘 피해를 적극적으로 호소한 전형이었다. 통영시 미륵도 어드벤처 타워 건립에 따른 주민 반발도 같은 예다. 케이블카와 루지가 설치된 통영 미륵도 주민은 지난 2월 통영시가 추진 중인 놀이시설 '어드벤처 타워 설치 사업 폐기'를 요구했다.

2008년 준공한 케이블카는 지난해 140만 명 탑승 기록을 세웠고, 지난해 2월 개장한 통영 루지는 한 해 탑승객 약 180만 명을 기록하며 대성공을 거뒀다. 하지만 성공 이면에 미륵도 주민은 주차난과 교통 불편, 물가 상승, 소음 등 피해를 감수해야 했다. 이와 함께 주민 생활공간이자 명정동 좁은 골목길에 있는 박경리 선생 생가 등에도 관광객이 지속적으로 늘면서 민원도 함께 늘고 있다.

통영RCE 인근 용남면 선촌마을은 관광객이 마을 어촌계 재산인 조개류를 무단 채취하는 바람에 양식장 주위에 안전펜스를 설치하는 등 마을 전역이 관광객으로 말미암은 소음, 주차난, 물가 상승 등 오버투어리즘이 계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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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피랑 골목 모습./경남도민일보DB

동피랑은 그 예의 전국적인 사례로 꼽힌다. 통영 대표 관광지인 동피랑은 하루 수천 명이 찾으면서 소음과 쓰레기, 화장실 문제 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다행히 동피랑 땅값이 오르고 동피랑생협을 통해 기념품 등을 팔아 수익금을 나눠 가지는 것으로 주민이 위안을 받지만 불편을 감수하는 대가는 지금도 큰 것으로 파악된다.

여기에 더해 동피랑은 거주민이 떠나는 투어리스티피케이션(Touristification) 현상도 심각하게 겪어야 했다. 동피랑이 관광지화하면서 원주민 절반 정도가 떠난 것이 그 예다.

배덕남 동피랑 생활협동조합 이사장은 "동피랑은 전체적으로 100가구 정도에서 40~50가구 정도가 떠났다"며 "동피랑은 서민이 사는 곳이지만 지금은 경제력 있는 분이 들어와 장사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처음 관광객이 하루 1만 명씩 몰려올 때는 동피랑이 무너진다고 했다. 장사를 하는 분은 사람이 오면 좋지만 생활을 하는 사람은 사생할 침해와 함께 큰 불편을 겪었다"면서 "우도와 연화도 같은 곳에는 시가 주민을 위해 욕지도와 같이 마을기업도 만들어 이익금을 창출해 줘야 불편함을 감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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