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여름 낙동강의 위기는 예년과 하나도 다르지 않다. 낙동강 녹조가 무서운 속도로 번지고 있지만 정부는 1300만 명 식수원인 낙동강 수문 개방은 하지 않고 있다.

녹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근원적인 방법은 이미 나온 대로 분명하다. 보 수문 개방이다. 그러나 환경부는 지난달 24일 '여름철 녹조 대응과 관리대책'을 논의하면서 낙동강 8개 보에 대해 당장 개방이 아닌 지난해와 같은 수준의 개방을 검토한다고 했다. 지난해와 같은 수준 개방은 '찔끔 개방'하는 것이다.

그 결과 함안보 남조류 세포수는 늘어나면서 올해도 푸른 물이 흐르고 있다. 반면 4대 강 16개 보 중 수문을 전면 개방한 4개 보(금강 세종보·공주보, 영산강 승촌보·죽산보)는 지난 18일에 이르러서야 미량의 남조류 세포수가 발생했다. 특히 영산강 죽산보는 지난해 6월 초, 남조류가 4만 개가 넘게 생겼지만 올해는 6월 18일이 돼서야 남조류 세포수가 1094개로 집계됐다. 수문 개방 효과다. 이 때문에 경남지역 시민·환경단체는 줄기차게 보 개방을 요구하고 있다.

함안보 수문을 열어 물을 제대로 흘려보냈다면 적어도 이렇게까지 녹조가 발생하지는 않았을 터다. 함안보는 18일 기준 유해남조류 세포수가 1만 6424개에 이른다. 수문을 연 금강은 녹조 발생이 억제됐고, 재자연화가 일어났지만 낙동강 유역 지역민들에게 그런 소식은 그저 부러운 소식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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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은 생활에 뗄 수 없는 중요한 에너지원이다. 안전한 먹거리를 위해 친환경 재료를 사용할 만큼 이제 '안전'은 우리 생활에서 가장 중요한 가치로 자리잡았다. 그런 의미에서 낙동강 녹조는 안전과 거리가 멀다. 안전한 물을 기대하는 주민들을 배려하는 정책이 이제는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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