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임단협 협상때부터 삐걱…고소·고발 갈등 '고조'
최근 주주·경영진 변경하고 노사 '화합·신뢰 회복'약속

밀양에 있는 ㈜삼경오토텍이 장기간 노사 분쟁에서 벗어나 노사 단합대회와 신임 대표이사 취임식을 하며 새로운 시작을 알려 눈길을 끌고 있다.

㈜삼경오토텍 전신인 ㈜KBR은 국내 베어링용 강구(쇠구슬)와 테이퍼롤러 생산 전문업체였다. 극심한 노사 갈등을 겪기 전에는 세계 3·4위 수준의 기술력을 지닌 국내에서 보기 드문 소재 분야 강소기업이었다.

이 회사는 2011년 전임 대표이사가 창원시 웅남동에 있는 옛 한화기계 2공장을 사들여 ㈜KBR로 사명을 바꿨다. 회사를 사들인 다음해인 2012년 임금·단체협약 협상 때 노사 갈등이 시작됐다.

사측은 휴·폐업, 노측은 전국금속노조 가입과 파업, 장기 투쟁, 조합원의 죽음, 각종 고소·고발 등 극단적인 노사 분쟁 상황이 이어졌다. ㈜삼경오토텍(밀양시 부북면 사포산단 내)은 전임 대표이사 시절 사업 확장을 위해 창원이 아닌 밀양에 새로 설립한 별도 법인으로 KBR과 생산 제품은 같았다.

삼경오토텍이 23일 밀양 산외면 체육공원에서 노사 단합대회를 했다. 이날 문두성(오른쪽 둘째) 신임 대표이사 취임식도 함께 했다. /삼경오토텍

지난 11일을 기점으로 대주주가 기존 전임 대표이사(특수관계인 포함)에서 문두성 대표이사로 바뀌었다. 창원(KBR)에서 일하던 금속노조 KBR지회 소속 조합원은 모두 삼경오토텍으로 고용 승계됐다.

삼경오토텍은 주주와 경영진 변경에 따라 과거 잘못을 수정하고 새롭게 회사를 성장시키자며 지난 23일 밀양 산외면 체육공원에서 노사 단합대회를 했다. 이날 신임 문두성 대표이사 취임식도 함께했다.

노사는 노사화합 결의문을 채택했다. 노사는 결의문에서 노사가 화합해 신뢰를 회복하고 분규 없는 사업장을 만들고자 온 힘을 쏟자고 다짐했다.

문두성 신임 대표이사는 취임사에서 "경영권 변경으로 경영진은 회사 색깔을 진취적이고 긍정적으로 바꾸고자 노력하겠다. 여러 관리자와 현장 근로자들이 변화 추세에 맞춰 회사를 단순히 일하는 곳이 아닌 나와 내 가족에게 가치를 전달해주는 공간으로 새롭게 만들자"고 호소했다.

문 대표는 회사 인수 결정 과정에서 많은 고민을 했고, 투자 유치에도 과거 노사 분쟁에 따른 선입견 탓에 어려움이 많았다고 솔직하게 고백했다.

하지만, 국내 최초 공업용 강구 전문업체라는 상징성과 새로운 경영진이 글로벌 시장에서 새로운 베어링 고객을 개척해 이익을 창출할 자신감이 있었기에 인수를 결정했다고 덧붙였다.

문 대표는 △과거 재무적 손실을 포함해 잃어버린 고객과 시장 신뢰 회복으로 회사를 성장시킬 것 △회사를 더 투명하게 운영하고 적극적인 투자로 회사 생산 경쟁력을 높일 것 △노와 사가 화합하고 서로 이해함으로써 적대적인 관계가 아닌 함께 행복하고 일하고 싶은 직장으로 만들고, 이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 △국내 시장만이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도록 인력과 설비를 확충하고, 기존 영업망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5년 안에 연간 매출 500억 원과 영업이익률 15%를 달성할 것 등 다섯 가지를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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