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전 지사 시절 경남도의 산하공기업인 경남개발공사에서 특혜 채용을 저질렀다는 의혹이 불거져 진상규명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경남개발공사는 산업단지와 택지 조성 및 주택사업, 도시개발과 관광사업 등을 맡는 경남도의 가장 큰 공기업 중 하나다. 물의는 경남개발공사가 2013년 10월 말 정규직 6명을 뽑으면서 갑자기 전형방식을 필기에서 논술로 바꾼 데서부터 빚어졌다. 그해 1월에도 채용이 있었는데 지원자들은 영어와 상식 그리고 해당 업무와 관련한 필기시험을 치러왔었다. 모두 객관적인 평가가 가능한 시험방식이다. 문제가 된 10월 채용시험만 주관적 평가가 쉬운 논술로 바꿨다가 다음해 4월에는 원래대로 필기시험 방식으로 다시 바꿨다. 타당한 근거나 이유 없이 특정 시기 신입사원 채용방식을 홍준표 전 지사가 새로 임명한 사장이 임의롭게 변경했으니 의혹이 꼬리를 물 수밖에 없는 일이다.

그뿐만 아니라 당시 정규직으로 채용된 직원 중에는 해당 분야에 자격증이 없는 데도 선발이 된 경우도 있고, 업무수행능력이 떨어지는데도 뽑혔다가 그 뒤로는 다른 부서로 옮겨 일하고 있는 경우도 있다니 어물쩍 넘길 일이 아니다. 더구나 이들이 모두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가 2012년 도지사 보궐선거에 출마했을 때 사조직이었던 산악회에서 활동했거나 활동한 이들의 자녀라는 점도 몹시 의심스럽다. 또 절반은 공무원의 자녀거나 국회의원 비서 출신이란 점도 의혹을 짙게 만들고 있어 철저히 진상을 밝히는 수뿐이 없다.

공공기관의 채용비리는 동시대 청년들에게 좌절과 분노를 키우는 것에서 그치지 않는다. 채용비리는 보직, 승진 등 각종 인사비리와 조직의 부패로 이어지고 공공성을 구현해야 할 기관 본연의 공공성을 썩게 하는 것은 물론이요, 사회적 가치와 신뢰를 무너트린다. 더구나 권력자가 직위와 직권을 남용했다면 반사회적 범죄라 해도 지나치지 않다. 경남개발공사의 채용의혹에 대해 철저하게 진상을 규명하여 비정상을 정상으로 돌리기를 요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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