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유료화 전환 이유도 충분히 검토
무료화·발전적 축제의 쌈박한 묘수 찾길

지난 진주시장 선거에서 후보들은 유등축제를 무료로 전환하거나 아예 없애겠다고 공약했다. 조규일 시장 당선인 역시 "역사 문화 진주를 이야기하면서 예산부족을 이유로 역사성을 갖춘 유등축제를 유료 입장객만 즐기는 상업적인 축제로 만드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유등축제 입장료 무료화를 통해 원래 목적에 맞게 누구나 함께 즐길 수 있는 축제의 장으로 만들겠다"며 무료 전환을 공약했다. 예산문제에 대해서는 토론회에서 "수익사업을 하고, 모자라면 시비를 지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의 말을 종합해보면 2014년 방식으로 유등축제를 치르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현재 유등축제 무료화에 대해 반대여론은 별로 들리지 않는데 이는 가림막 논란 등으로 부정적인 이미지가 강해서일 것이다. 다만 걱정하는 목소리는 있다.

2014년 유료화 전환 이유를 '무조건 이창희 시장이 밀어붙여서'라고 결론내리기에는 부족하다. 당시 전환의 이유는 있었다. 시가 당시 밝힌 이유는 △해마다 300만 명가량(수치에 허수가 있지만) 찾는 대표 축제이지만 지원금 10억 원으로는 더 발전시킬 수 없다는 판단 △재정 기반을 넓혀 새롭게 선보이는 유등을 늘리고 유등 자체를 산업화하겠다는 계획 △세금만으로 치러지는 지역 축제를 줄이고 경쟁력 있는 축제를 만들겠다는 정부 방침 등이 주원인이었다. 특히 주말에 한꺼번에 몰리는 인파로 말마암아 최악의 교통상황과 안전사고 위험 또한 난제였다.

기존 방식으로는 한계에 도달해 도입한 방식이 유료화였다. 하지만 유료화를 서두르면서 가림막 논란이 일었고, 입장통제 등으로 시민과 외지인들의 불만이 극에 달했다. 이후 시민들은 평일에 무료 입장할 수 있도록 했지만 불만은 가라앉지 않았다. 결국 이런 여론에 힘입어 모든 후보들이 무료화를 주장하고 나섰다.

이제 조규일 당선인에게 던져진 숙제는 무료화를 어떻게 안착시키느냐다. 2014년 방식대로 한다면 부작용은 없을지 모르지만 그게 과연 최선의 방식일까? 한계에 봉착해 바꾸었는데 다시 돌아간다는 것은 동의하기 힘들다. 이번에 어떤 방식으로 전환하든, 다시 바꾸기는 어려울 것이기에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

유료로 진행한 3년동안 분명한 것은 축제의 질이 높아졌다는 것이다. 2014년과 2018년을 비교하면 격세지감을 느낄 정도로 달라졌다. 아마 유료화 비판을 떨쳐내기 위해 기를 쓰고 노력한 결과일 것이다. 일부에서 주장하는 것처럼 진주성만 돈을 받아도 될 정도로 정말 많이 바뀌었다. 2014년 진주성은 축제의 변두리, 들러리 정도에 그쳤는데 이제는 메인 무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가 됐다. 이 점을 간과해선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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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출직의 공약은 4년 임기안에 마무리하면 된다고 생각한다. 3개월 앞으로 다가온 올해 유등축제를 당장 100% 바꾸려고 한다면 또다른 무리수가 될 수 있다. 장기적으로 새로운 시장의 아이디어와 진주문화예술재단, 시민·전문가 의견을 모아 '쌈박한' 방법, 무료화를 하되 발전적인 축제가 되는 묘수를 찾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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