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인과 톡톡] 심태섭 한국무인항공(주) 대표
정부 2026년까지 4조 4000억 규모 시장 집중 육성
항공방제·교육원 운영 등 박차…"종합항공업체 되겠다"

드론(Drone·무인항공기)이 뜬다. 지난 2월 강원도 평창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식에서 펼쳐진 '드론 오륜기 쇼'는 이를 지켜본 이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기기도 했다. 드론은 조종사가 탑승하지 않고 무선전파 유도에 의해 비행과 조종을 할 수 있는 비행기나 헬리콥터 모양의 항공기를 말한다. 드론은 유인항공기와는 달리 크기가 작고 자유로운 조종이 가능해 다양한 분야에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드러나면서 최근 몇 년 사이 각광을 받고 있다. 미국과 중국 등이 드론 기술·산업을 선도해나가고 있고, 우리나라도 드론산업을 신성장동력으로 보고 이를 육성하고자 바삐 움직이고 있다. 이에 드론을 활용해 사업 분야를 확장하고 있는 한국무인항공㈜ 심태섭(56) 대표를 만나 회사와 드론산업 이야기를 들어봤다.

-제약회사 직원, 창호공사업체 사장, 보험설계사, 인터넷기업 대표 등 지금까지 이력은 드론산업과 선뜻 연결되지 않는다. 드론에 관심을 두게 된 계기가 있었나.

"우연한 계기로 드론을 알게 됐다. 2013년쯤 인터넷 서핑 중 독일에서 제작한 드론 이미지를 봤다. 자료를 찾아보니 농업, 조선업, 건설업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할 수 있겠더라. 이거다 하는 판단이 섰다. 3년간 준비 기간 끝에 2016년 2월 한국무인항공을 설립했다."

-한국무인항공은 어떤 기업인가.

"한국무인항공은 드론활용사업 전문 항공업체다. 현재 대형 드론(자체 중량 25㎏ 이상) 5대를 보유하고 있다. 이를 이용해 항공방제, 항공촬영, 항공측량, 항공감시·점검, 항공광고·이벤트 등을 하고 있다. 또 국내 최고 농업용 드론 제작업체인 ㈜카스컴 제품을 경남지역에서 독점 판매하고 정비도 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드론 조종자를 양성하는 교육원을 운영하고 있다."

-회사를 설립한 지 만 2년이 지났는데 그간 실적은.

"항공방제에 집중했다. 2016년 경북, 전남지역 경작지 2000㏊(약 600만 평) 방제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지난해에는 충남, 전남, 경남으로 넓혀 총면적 3000㏊(약 900만 평)를 방제했다. 지난해에는 거창에서 사과꽃 인공수분 작업도 성공했다. 또한 최근에는 경남선거관리위원회 의뢰로 6·13 지방선거 홍보 비행 이벤트를 진행하기도 했다."

한국무인항공㈜ 심태섭(왼쪽) 대표가 직원과 함께 회사를 상징하는 드론을 소개하고 있다. /박일호 기자 iris15@idomin.com

-드론 하면 장난감이란 이미지가 강하다. 자격증이 필요한가.

"항공법상 자체 중량 12㎏을 초과하는 드론을 띄우거나 드론을 사업 목적으로 운용하려면 '초경량비행장치(무인멀티콥터) 조종자 자격'이 필수다."

-교육원에서는 무엇을 가르치나.

"연간 조종자 208명을 배출할 수 있는 규모의 교육기관이다. 강사진은 평가조종자 1명, 교관조종자 3명이고, 학과 교육과 모의 비행교육 시설, 실습비행장 3군데(창원시 북면·웅남동·동읍)가 있다. 학과 교육에서는 △항공법규 △항공기상 △항공역학 △비행운용 이론 등을 가르치고, 이후 모의 비행교육과 실기를 각각 20시간 이상 진행한다. 지난달 23일 국토교통부 산하 한국교통안전공단으로부터 '초경량비행장치 조종자 전문교육기관'으로 지정됐다."

-드론 조종자 자격이 있으면 어떤 분야로 진출할 수 있나.

"농약 방제, 항공촬영, 이벤트 등 드론활용사업을 하는 업체에 취업할 수 있다. 도로공사, 지리정보공사, 경찰청, 농어촌공사 등 지자체·공공기관 등에서도 드론을 활용한 사업을 적극적으로 개발하고 있어 취업 기회가 늘어날 전망이다. 1인 창업도 가능하다. 지난 4월 말을 기준으로 드론 조종자 자격을 취득한 사람은 전국에 6248명뿐이다. 일자리는 더욱 늘어나리라 예상된다."

-정부가 오는 2026년까지 드론 시장 규모를 4조 4000억 원으로 키우겠다는 목표로 드론산업을 집중 육성하려는 움직임이다. 드론산업 전망은.

"드론산업은 4차 산업혁명을 이끌 대표 주자다. 이미 세계적으로 미국이나 중국 같은 드론 선진국에서는 드론을 이용한 택배서비스를 하고 있다. 국내 민수용 드론 개발 수준은 세계 최고 대비 60% 정도로 부족하나, 정부에서 소프트웨어 개발에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지역에서도 창원시가 '창원 INBEC 20 전략산업'에 드론 활용 서비스 산업을 담아 대표 산업으로 키우려 노력하고 있다. 국내 드론산업은 걸음마 단계라 앞으로 성장 가능성이 매우 큰 분야다."

-드론산업이 발전하기 위해서 개선해야 할 것들이 있나.

"항공법이 개정돼야 한다. 현행법상으로 드론은 야간 비행을 할 수 없다. 일몰 후 야간이나 비행금지구역에서 드론을 날리면 최대 200만 원 과태료를 문다. 가수 김건모 씨도 TV 프로그램에서 야간에 드론을 띄웠다가 과태료를 낸 것으로 알고 있다. 이러한 규제가 드론산업 발전을 가로막는 걸림돌이다. 지난 5월 한화정밀기계와 LG유플러스가 국내 첫 비가시권 특별비행 자격을 획득하면서 차츰 개선되고 있는데, 하루빨리 규제를 풀어야 한다."

-앞으로 사업 계획은.

"사업 영역을 더욱 확장하고 싶다. 오·폐수·매연 배출 감시, 고압선로·교량 균열·풍력발전기·건조 선박 점검 등 기관·기업 용역사업을 전방위적으로 넓혀갈 계획이다. 드론 전문교육기관으로서 시설, 강사 등 교육환경을 전국 최고 수준으로 올리는 데 집중할 방침이다. 한국무인항공의 영어 명칭이 'Korea Drone Airship'이다. 드론부터 무인항공기, 비행선까지 포괄하는 종합항공업체로 발돋움하는 게 목표다. 한국무인항공을 국내 드론업계를 선도하는 업체로 성장시키고 싶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