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보자 경쟁력으로 선택…민주·한국 양당패권 견제 의미도

6·13 지방선거 경남 각 지역 후보·정당별 득표율을 심층 분석한 결과, 18개 시·군 전역에서 여야를 엇갈려 기표하는 이른바 '교차투표' 현상이 뚜렷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전략적 투표' '분할투표'로도 불리는 경남 유권자의 이 같은 선택은 해당 지역 후보 개인 경쟁력이나 당선 가능성 등이 일단 주요인일 수 있지만 '독식'이 예상되는 더불어민주당 또는 자유한국당에 대한 견제 의미도 담겨 있는 것으로 보여 주목된다.

대표적인 곳이 진주와 통영, 하동, 남해다. 경남도지사 선거와 각 기초단체장 선거, 그리고 정당에 기표하는 광역의원비례대표 선거에서 승자·패자가 모두 제각각이었다.

가령 진주는 경남지사 선거에서 김경수(민주당·51.1%) 당선인이 김태호(한국당·44.5%) 후보를 큰 격차로 이겼지만 기초단체장은 조규일(한국당) 당선인 52.1% 대 갈상돈(민주당) 후보 45.7%로 정반대였다. 광역비례 선거 역시 42.2% 대 40.3%로 근소한 차이지만 한국당 승리였다.

하동도 광역단체장 1위는 김경수(49.5%) 당선인이었지만 기초단체장은 윤상기(한국당·51.8%) 당선인이었고, 통영과 남해는 반대로 광역단체장은 김태호(49.7%·50.8%) 후보였지만 기초단체장은 민주당 강석주(39.4%)·장충남(46.1%) 당선인을 각각 선택했다.

광역비례는 하동이 민주당 43.2% 대 한국당 43.1%로 초접전을 벌인 가운데 통영과 남해 1위는 한국당(45.6%·46.6%)으로 나타났다.

김태호 후보 우세가 확연했고 기초단체장 역시 한국당이 석권한 경남 중·서부내륙권 광역비례 선거도 흥미로운 현상이 발견됐다. 김태호 후보가 높은 득표율을 보인 합천(62.6%)·거창(60.0%)·의령(55.4%)·함양(53.6%) 등의 한국당 정당 득표율(합천 56.8%·거창 46.5%·의령 49.5%·함양 45.4%)이 김 후보 득표율에 못 미치는 수치를 기록한 것이다.

이는 경남지사 선거는 김태호 후보를 찍었지만 정당은 민주당이나 바른미래당, 정의당 등을 지지한 유권자가 상당했음을 드러낸다. 실제 바른미래당은 거창에서 김유근(3.6%) 후보 득표율을 훌쩍 뛰어넘는 광역비례 득표율(9.2%)을 얻었다.

김경수 당선인과 민주당 '텃밭' 노릇을 했던 창원과 김해, 거제에서는 정의당 약진이 두드러졌다.

노회찬(정의당) 의원 지역구인 창원 성산이 대표적이다. 김경수 당선인은 61.3%라는 압도적 득표율을 기록했지만 민주당 정당 득표는 46.6%에 그쳤고, 정의당이 경남 최고치이자 도내 평균(7.6%)의 두 배 가까운 14.1%를 이곳에서 획득했다.

김해와 거제도 김경수(65.0%·60.0%) 당선인과 민주당 정당 득표(56.5%·52.1%)의 간극이 컸던 가운데 정의당이 각각 8.4%·10.4%로 선전했다.

민주당·한국당 양당이 당의 명운과 지역 패권을 놓고 치열하게 경쟁하는 와중에서도 정의당 등을 통해 두 거대 정당을 동시에 견제하려는 경남 민심 또한 적지 않았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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