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은행 홍보부 개편 '팀 격하' 금융지주사 관리
BNK "업무 축소·변화 없어"…통제 강화 우려도

BNK금융지주 합병 당시 제기된 '경남은행 독립성·자율성 훼손 우려'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BNK금융지주는 이달 들어 홍보부서를 일원화하는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이에 따라 곽태길 BNK금융지주 홍보부장(이전 부산은행 홍보 업무 담당)이 부산은행뿐만 아니라 경남은행 홍보부장까지 동시에 맡게 됐다.

즉, 기존 경남은행 사회공헌홍보부 명칭이 '홍보부'로 바뀌었고, 그 아래 홍보팀·사회공헌팀을 두는 형태다. 곽 부장이 경남은행 홍보부를 맡으면서, 기존 그 역할을 하던 이성철 부장은 홍보팀만 이끌게 되면서 외형적으로 격하됐다. 특히 곽 부장이 3급, 이 부장은 2급이라는 점에서 어색한 모양새가 됐다.

BNK금융지주 설명에 따르면, 개편된 경남은행 홍보부 업무는 각 팀장이 관련 권한을 행사하며, 곽 부장은 결재권 없이 일주일에 한 번 정도 사후 보고를 받는 형태로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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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남은행 본점 모습./경남도민일보DB

BNK금융지주 관계자는 이러한 조직 개편에 대해 "그룹 계열사 간 시너지 창출을 기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경남은행 관계자도 "기존 업무가 축소되거나 변화되는 건 없다. 특히 은행이 자체적으로 추진하다 어려움을 겪는 업무에 대해 지주 도움을 얻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우려 시선도 있다. 은행 홍보부는 기업 이미지 관리와 대내외 소통을 담당하는 조직 내 핵심 부서다. 이 때문에 BNK금융지주가 경남은행 통제를 더 강화하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해 부산을 기반으로 하는 <국제신문>은 '이번 부산은행과 경남은행 홍보 조직 일원화로 김지완 회장의 친정 체제가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경남은행은 지난 2014년 1월 BNK금융지주(당시 BS금융지주)-경남은행 노조 간 상생협약으로 인수·피인수 관계가 됐고, 그해 10월 BNK금융지주 자회사로 완전히 편입됐다. 당시 지역사회에서는 '향토은행의 경영 자율성·독립성 훼손' 우려의 목소리가 높았다.

이에 BNK금융은 경남은행 노조와의 협약에 경영자율권 독립 보장을 명시했다.

그러나 이후 경남은행은 불안정한 조직 현실을 종종 경험하고 있다. 지난해 김지완 BNK금융지주 회장은 회장 선출 과정에서 '부산은행·경남은행 합병'을 거론했다가 지역사회의 거센 반발에 "합병 뜻이 없다"고 확실히 못을 박았지만 개운치 않은 뒷맛을 남겼다.

BNK금융지주는 현재 경남은행·부산은행 등 8개 계열사를 두고 있다. 김지완 회장은 지난해 9월 취임하자마자 그룹 연대 사업을 총괄할 '시너지추진부'를 만들었다. 또한, 지난 3월 그룹 내부 통제를 강화하고자 '그룹감사총괄부문' 조직을 신설했다. BNK금융지주는 "그룹 감사업무 컨트롤타워 역할을 통해 내부 통제를 강화해 나갈 방침"이라고 밝힌 바 있다. BNK금융지주 전체적으로 봤을 때, 계열사 동반성장을 위한 당연한 노력으로 받아들여진다.

하지만 경남은행 처지에서는 마치 가랑비에 옷 젖는 격으로 독립성·자율성 훼손을 우려할 수밖에 없다.

지난 3월 취임한 황윤철 경남은행장은 BNK금융지주에서 그룹경영지원 총괄부문장을 맡은 바 있다. 이 때문에 김지완 회장 사람으로 분류되기도 했다.

황 은행장은 취임 이후 통상적으로 진행하는 언론 간담회나 인터뷰를 하지 않는 등 조용한 행보를 해왔다. 황 은행장의 이 같은 행보는 지나치게 지주사를 의식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을 낳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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