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번째 나무도 죽어가고 있어…"뽑아내야"

시민단체가 홍준표 전 경남도지사가 도청에 심은 '채무 제로 나무'를 뽑아야 한다고 요구했다.

적폐청산과 민주사회건설 경남운동본부와 열린사회희망연대는 19일 경남도청 정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홍준표 전 경남도지사가 남겨놓은 적폐는 반드시 청산돼야 할 것이다. 그 중 하나가 경남도청 정문에서 시들어가는 채무 제로 기념식수"라며 "채무제로 나무 정리하라"고 촉구했다.

홍 전 지사는 지난 2016년 6월 1일 '채무 제로 달성'을 기념해 도청 정문 쪽에 20년생 사과나무(홍로)를 심었다. 하지만, 도는 사과나무가 죽자 주목으로 바꿔 심는 등 벌써 3번째 교체했다. 지난해 새로 심은 주목도 잎이 누렇게 뜬 채 영양제를 꽂고 있다.

안승욱 전 경남대 경제무역학부 교수는 "경제학적으로 '채무 제로'를 자랑으로 여기는 것이 웃기는 것이다. 적자 재정에 대한 지식이 없거나 적자 재정 관리 능력이 없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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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준표 전 지사가 심은 '채무제로 기념 식수' 3번째 나무 모습./박일호 기자

김영만 적폐청산경남운동본부 상임의장도 "'채무 제로 나무'가 이 자리에 서 있는 것 자체가 황당한 일이다. 도지사가 기념식수를 할 수 있지만, 황당한 치적을 내세우며 경남도민의 꿈과 희망을 표현한 '낙도의 탑' 앞을 가리고 있다"며 "새 도지사가 화합, 협치를 말하며 넘어가 버리면 결코 안 된다. 새 도정이 들어서면서 나무를 제거하지 못하면, 도민의 저항이 거셀 것"이라고 강조했다.

적폐청산경남운동본부와 열린사회희망연대는 기회견문에서 라며 "홍준표 전 지사가 자신의 치적으로 자랑하는 채무 제로는 경남도민의 고통과 눈물로 만들어졌다. 무상급식 중단으로 아이들의 밥을 빼앗고 공공병원인 진주의료원 폐쇄, 시·군 보조금 삭감 등을 전용해 만든 것"이라고 했다.

이어 "경남도는 나무를 살리고자 전담 직원을 배치해 아침저녁 보살피며 가리개를 치고 영양 주사기를 꼽고 배관시설을 설치하는 등 지금도 도민 세금을 쏟아 붓고 있다"며 "새로운 민주도정의 희망찬 출발을 위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바로 홍준표 채무 제로 기념식수를 뽑아내는 일"이라고 했다.

시민단체 회원들은 이날 '채무 제로 나무' 양옆에 '홍준표 염치 제로 나무 철거', '홍준표 적폐나무 즉각 철거하라'는 문구가 적힌 나무 말뚝을 꽂는 상징 의식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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