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 태봉고 단체 최우수
방황과 고민·문제의식 등
경험 담은 이야기 선보여

11일에서 17일까지 진주 현장아트홀에서 열린 22회 경상남도청소년연극제에서 창원 태봉고 연극동아리 '끼모아' 팀이 로 전체 6개 참가팀 중 단체 최우수상을 받았다.

◇창원 태봉고 다관왕 = 태봉고가 무대에 올린 작품은 2016년 발간된 청소년 희곡집 표제작으로 대학로에서 활동하는 젊은 극작가 박찬규가 쓴 것이다. 여성용 레오타드(무용수나 체조 선수가 입는 몸에 꼭 맞는 의복)를 즐겨 입는 한 고등학생을 중심으로 벌어지는 사건들을 통해 세상의 편견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태봉고 최윤정 학생이 연출을 맡고, 강규안 학생(주인공) 등 6명이 배우로 참여했다.

단체 우수상은 <유토피아>를 공연한 밀양영화고 '라퓨타' 팀과 <이처럼>을 무대에 올린 김해분성여고 '아낙네' 팀이 받았다. 진주 경해여고 '버닝블루' 팀, 거제고 연극반, 통영 동원고 '맥가이버' 팀은 각각 장려상을 받았다. 최우수연기상은 역시 태봉고 정혜성 학생이 받았다. 우수연기상은 팀별로 한 명씩 골고루 돌아갔다. 최우수 지도교사상도 태봉고 오장협 교사에게 돌아갔다. 우수 지도교사상은 밀양영화고 최영림 교사가 받았다.

제22회 경남청소년연극제 수상자 단체 사진. /이서후 기자

◇등수 아닌 열정과 노력이 빛난 대회 = 등수보다 열심히 준비한 모습이 더욱 빛난 대회였다. 6개 팀 중 4개 팀이 희곡을 자신들이 직접 쓴 창작 작품을 선뵀다. 그런 만큼 꿈을 찾으려는 방황과 고민, 성적 지상주의에 대한 비판, 학교 내 차별과 편견을 없애려는 노력 등 청소년들이 몸으로 느낀 이야기들이 담겼다.

17일 마지막 공연인 김해 분성여고 <이처럼>을 직접 보니 다들 참 열심히 준비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직 전문적인 교육을 받지 못했기에, 당연히 희곡의 완성도나 연기력은 부족했다. 하지만, 드문드문 재치 넘치는 대사, 성실한 연기는 충분히 관객들의 호응을 얻을 만했다. 이를 지켜보는 선배 연극인들 역시 흐뭇한 표정이었다.

심사위원장을 맡았던 박승규 배우(부산예술대 연극과 겸임교수)는 사실상 참가 팀별로 실력에 큰 차이는 없었다고 평했다. 시상식에서 그의 심사평은 유난히 길었다. 앞으로 발전 가능성이 큰 예비 연극인들이 많았고, 그만큼 당부하고 싶은 말도 많았기 때문이다. 희곡의 완성도를 어떻게 높일 것인지, 극 중 인물을 무대에서 어떻게 잘 구현할 것인지, 불확실한 발성과 어색한 음성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지 같은 이야기를 그는 다정한 말투로 설명했다.

경남청소년연극제 단체 최우수상을 받은 태봉고 끼모아는 7월 26일에서 8월 5일까지 전북 전주에서 열리는 제22회 전국청소년연극제에 경남 대표로 참가한다. 끼모아는 2016년 8월에도 서울 대학로 동숭아트센터에서 열린 전국청소년연극제에 경남 대표로 참가해 <그래도 우리는>이라는 작품으로 작품상, 스태프상, 연기상, 지도교사상 등 4개 영역에서 6개의 상을 휩쓸었다.

연극제 심사위원장을 맡은 박승규 배우가 심사평을 하고 있다. /이서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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