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 동구밖 생태·역사교실] (2) 산청·의령
남사마을 여러 기둥 찾아 헤매며
돌담길 배경에 인증샷 미션 수행
목화전시관서 생김새 그려보기도
생태관서 곤충 직접 보고 손대고
퀴즈 풀며 곤충 '이로움'알게 돼
숲길 따라 걷고서 노거수도 공부

◇역사탐방, 산청 남사마을∼목면시배유지전시관

5월 역사탐방은 산청으로 떠났다. 탐방을 떠난 26일 하늘은 더없이 맑고 구름이 넘실거렸다. 느티나무·어울림·창원행복한·팔용·꽃때말 지역아동센터와 함께했다. 돌담장이 아름다운 남사마을은 알고 보면 역사탐방지로도 훌륭하다. 하지만 아이들에게 역사공부는 덤이고 신나게 뛰어노는 것이 최고다. 센터 선생님, 두산중공업 봉사 선생님과 아이들이 삼삼오오 짝을 이루어 함께 인증샷을 찍는 미션을 수행했다.

남사마을에서 돌아볼 곳은 최씨고가·이씨고가·사효재·이사재다. 최씨고가에서는 둥근 기둥과 네모난 기둥, 대문 거북이를 찾아 인증샷을 찍어 와야 한다. 왜 이런 미션을 주었을까 따위는 생각지 않는다. 목표물만 찾아 헤맨다. 여기를 찾는 다른 사람들도 기둥 모양은 자세히 살펴보지 않는다. 하지만 기둥에 숨은 나름의 의미를 알면 한층 친숙하게 다가온다.

둥근 기둥은 남자들이 머물던 사랑채에 있다. 반면 네모 기둥은 여자들이 살던 안채 건물을 지탱한다. 네모는 땅이고 둥근 모양은 하늘이다. 하늘은 남자고 땅은 여자를 의미한다고 설명하면 옛날에는 남자는 상전이고 여자는 아래였기 때문이라고 생각하기 십상이다. 하지만 오히려 옛날이 훨씬 부부유별했고 여자들이 존중받았다고 하면 고개를 갸웃거린다. 기둥 이야기는 아이들에게 인기 만점이다. 역사탐방의 보람을 한 가지 이야기로 마음껏 누릴 수 있다니 이 얼마나 높은 가성비인가!

사효재에서 아이들이 인증샷을 찍고 있는 모습.

미션을 마친 팀들은 마지막까지 긴장의 끈을 놓지 않는다. 누가 1등을 하느냐가 남아 있기 때문이다. 기준은 주최 측에 달려 있다. 아이들은 어떤 기준을 꺼낼지 호기심을 숨기지 못한다. "음~ 이번에는 제일 마지막 미션으로 1등을 결정하겠습니다." 마지막 미션은 아름다운 돌담길에서 인증샷 찍기다. 으악 이럴 수가~ 이럴 줄 알았으면 좀 멋있게 찍을 걸 하는 아쉬운 소리가 여기저기 들린다. 최종 승자는 돌담길 앞에서 다들 함박웃음을 지으며 멋있게 뛰어 오르는 모습을 담은 창원행복한 지역아동센터다. 거금 1000원씩을 쥐꼬리장학금으로 받은 아이들이 마냥 기뻐한다. 천 원의 가치가 이 정도면 지금보다 조금 덜 가져도 충분히 행복할 것 같다.

목면에서 자아낸 실을 갖고 옷감을 짜는 시연 장면을 아이들이 눈여겨보고 있다.

오후에는 목면시배유지전시관에 들렀다. 늘 입는 옷이 얼마나 소중한지, 지금은 흔하지만 이런 옷감이 없던 옛날에는 얼마나 추위에 떨어야 했는지를 알게 되는 귀한 시간이다. 목화가 어떻게 생겼는지 처음 본 친구들은 자세하게 그려보면서 모양새를 마음에 새겨보았다.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는 시구처럼 자세히 들여다보는 것만으로도 훌륭한 공부가 된다.

돌아오는 버스에서는 복습을 했다. "사효재에 있는 나무~" 하자 여기저기서 향나무라고 답한다. "맞아요. 그러면 왜 하필 향나무를 심었을까요?" 다들 꿀먹은 벙어리가 된다. 앞자리 두산중 선생님이 번쩍 손을 든다. "제사지낼 때 향을 피워 죽은 사람의 영혼과 이어지게 하려고요." 딩동댕!! 상품으로 내건 회오리 막대사탕은 선생님 몫이 되었다. 아이뿐 아니라 어른들도 즐거운 시간이었다면 보람은 곱절이다.

충익사 마당 500년 넘은 모과나무에서 선생님과 아이들이 인증샷을 찍고 있다.

◇생태체험, 의령 곤충생태학습관∼잣나무숲길∼충익사 마당

두산중공업과 함께하는 토요동구밖 생태체험 올해 두 번째 탐방지는 의령이다. 여기에 있는 곤충생태학습관을 찾아 곤충에 대하여 알아보고 친해지기 위해서다. 의령으로 가는 버스에서 물었다. "벌레, 곤충이라고 하죠. 좋아하는 사람이 있나요?" 없다. 어떤 친구는 말만 듣고도 사지를 비틀며 '으악' 소리를 낸다. "싫은 사람은?" 대부분이 손을 든다. 친구들에게 '왜 싫어요?' 다시 묻는다. 솔직하고 거리낌 없이 여러 대답이 나왔다. "따가워요." "징그러워요." "무서워요." "아파요." 등등. "사람 중심으로 보면 다 맞아요. 그런데 곤충이 좋은 일은 전혀 하지 않을까요? 잘 모르겠지요? 조금 있다가 함께 알아봐요."

의령곤충생태학습관은 잘 꾸며져 있다. 아이들 위주로 여러 곤충을 직접 보고 만질 수 있게 되어 있다. 호기심을 자극하고 궁금증을 충족시키는 장치도 군데군데 있다. 곤충이 갖는 이모저모에 대한 설명 또한 훌륭하다. 이런 여러 요소를 제대로 활용하여 미션을 만들어 주면 아이들은 절로 뛰어다니며 답을 찾는다.

의령곤충생태학습관에서 유리상자에 들어 있는 곤충을 살펴보는 아이들의 표정이 재미있다.

미션을 가장 많이 맞힌 팀에 1000원씩이 든 쥐꼬리장학금 봉투를 준 다음 마지막으로 물어본다. "곤충이 없으면 어떻게 될까요?" "세상이 온갖 더러운 것들로 가득차게 돼요." 답이 나온다. 수많은 곤충들이 죽은 동·식물을 먹어치우기 때문에 지구가 이렇게 유지된다는 얘기다. 학습관 어딘가에 적혀 있는 내용이다. 물론 아이들이 모두 제대로 알고 하는 말은 아닐 것이다. 사실은 어른들도 잘 모르는 얘기이니까.

오후에는 먼저 잣나무숲길을 걸었다. 의령읍내 의령천을 따라 조성되어 있는 길인데 양 옆으로 잣나무가 자라나 있고 오른쪽으로는 냇물이 흘러 분위기가 그럴듯하다. 아이들은 걸으며 뛰고 웃으며 얘기를 나눈다. 때로는 냇가를 찾은 백로와 왜가리 같은 새들에게도 눈길을 준다.

이어 구름다리를 건너 충익사 마당으로 들어선다. 곽재우 장군을 비롯한 의병들을 기리는 여기에는 멋진 나무들이 많아서 나무를 공부하기 안성맞춤이다. 1978년 준공 당시 의령 곳곳에 있던 노거수들을 옮겨 심었기 때문이다. 의병의 씩씩한 기상을 닮았다는 500년 된 모과나무가 대표적이다. 이 밖에 300년 넘은 뽕나무와 둥치가 굵은 살구나무, 무리지어 있는 배롱나무, 까만 대나무와 눈잣나무 등도 있다. 3명씩 팀을 지어 선생님과 어울려 다니며 인증샷을 찍고 그림을 그렸다. 그림을 잘 그린 팀을 골라 쥐꼬리장학금을 안긴 다음 버스를 타고 귀갓길에 올랐다.

이번 5월 26일 생태체험에는 자산·옹달샘·회원한솔·합성·동마산·꽃누리세상 지역아동센터와 함께했다.

※이 기획은 두산중공업과 함께합니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