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성무 창원시장 당선인의 양 어깨에 지워진 두 개의 짐은 지역경제와 민생문제다. 어디라 할 것 없이 공통사항이기는 하지만 특히 창원시는 광역시급 기초단체로서 경남을 선도하는 위치일 뿐만 아니라 기계와 조선 등 사양화 업종이 주축을 이루는 산업구조상 각별한 행정적 고려가 있어야 지금의 난국을 돌파할 수 있다. 인수위원회는 거기에 중점을 두어야 한다. 형식적 인수절차와 과정에 매몰될 게 아니라 문제 발굴 의식을 앞세워야 한다는 뜻이다. 그것도 이론적이어서는 안 된다. 어디에 어떤 취약점이 있으며 실천적 대처방안은 어떤 것이어야 하는지를 제시해야 한다. 인수위원 면면이 전문지식과 안목을 갖추고 있다고는 하나 현장과의 접목능력이 어떨지는 미지수다. 경제가 도마 위에 오르면 그 간극의 차이는 미미할지 모르나 효과는 크게 달라진다는 걸 알아야 한다.

도시통합 이후 창원의 성장세가 시너지 혜택을 보기는커녕 오히려 둔화해 시민들을 우울하게 만들고 있음은 그동안 여러 가지 경로를 통해 확인된 사실이다. 해마다 창원을 떠나는 젊은이들이 늘어나는 현상은 역설적으로 일자리가 줄어드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다. 창원공단은 오래돼 활력이 떨어졌고 조선업은 불황으로 협력업체 도산이 이어졌다. 마산 쪽은 인구 동력을 유인할 수 있는 생산시설이 들어서지 않아 도시위축을 실감하는 실정이다. 지역경제 피폐와 일자리 감소가 민생과 직결됨은 필연이다. 공장이 잘 돌아가야 일자리가 늘고 일자리가 많아져야 떠난 사람들이 되돌아오고 소비가 활성화됨으로써 시중경제가 살아난다. '사람중심의 시대정신'. 허 당선인이 첫 일성으로 입에 올린 화두다. 약간은 추상적이어서 얼른 피부에 와 닿지는 않지만 권위와 기득권을 내려놓고 시민에게 봉사하는 공직자상을 확립하겠다는 의미로 읽힌다. 나무랄 데 없는 방향설정이다. 낮은 자세로 평등 시정을 지향하겠다는 소신일 것이다. 자신의 그런 복무철학은 그러나 앞서 강조한 두 가지 과업이 제대로 성과를 내지 않는 한 보상을 받기는 쉽지 않다. 반면 도시발전 전략과 민생경제 진흥책이 가시화되면 긍정적 평가를 얻을 것이 분명하다. 첫 진보 성향 당선인에게 거는 기대가 남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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