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에는 파란 점퍼를 입었지만, 속에는 빨간 내복을 입은 사람들." 많은 도민이 6·13지방선거 더불어민주당 후보들을 두고 한 말이다.

이번 선거에서 민주당은 경남도의회 의석 58석 중 34석을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당을 향한 높은 지지율로 경남에서 30년 가까이 지역 여당으로 군림해 온 자유한국당을 유권자들이 제2당으로 눌러앉혔다.

경남정치사에 남을 사건이지만 불안함도 지울 수 없다. 민주당 당선인들이 겉으로 보이는 색깔은 바뀌었지만 그 속도 바뀌었느냐는 우려 탓이다.

한 예로 김해 한 도의원 당선인은 SNS에 지난 2012년 대선 당시 박근혜 후보가 당선돼야 할 7가지 이유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2014년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며 거리로 나선 새정치민주연합을 비난한 것도 모자라, 노무현 전 대통령이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에게 받은 비자금 수조 원을 문재인 대통령이 세탁했다는 '가짜 뉴스'를 유통한 전력이 있다.

박사모(박근혜를 사랑하는 사람들 모임) 전력자, 보수 정당서 시·군의원 다선을 지내고 희박한 공천 가능성에 당을 갈아탄 인사도 여럿 있다. 갑자기 당세가 커진 탓에 검증이 미흡했던 부분도 있지만 문재인 정부 성공에 필요한 우군을 만들고자 전략적으로 외연 확장에 나선 결과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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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민이 민주당에 30년 만의 지역 정권 교체를 허락한 배경에는 그동안 묵은 적폐를 청산하라는 의미가 크다. 하지만, 현 상황은 이 같은 도민 열망과 요구가 제대로 받아들여질지 의문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경남 교체'를 내건 민주당은 이제 그 '진정성'을 내부에서부터 처절한 자기 혁신으로 보여줄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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