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일색 두 의회 민주당 시·군의원 새바람…"낡은 정치 바꿔달라"요구

보수 아성이라 일컬어지던 밀양·창녕에 변화의 조짐을 드러낸 선거 결과였다. 비록 기초단체장 자리는 모두 자유한국당에 내주고 말았지만 기초단체장을 감시·견제할 기초의회 의석엔 변화 염원이 오롯이 스며들었기 때문이다.

광역의회 4석 역시 모두 한국당이 차지했으나, 젊은 신인 정치인들이 턱밑까지 추격하면서 한국당 후보들은 개표 완료 때까지 손에 땀을 쥘 수밖에 없었다.

◇더불어민주당 밀양 5명·창녕 3명 기초의회 입성, 신선한 지방자치 기대 = 재선에 성공한 박일호 밀양시장의 시정을 감시·견제할 밀양시의회에 민주당 후보 4명이 당선했다. 비례대표까지 포함하면 5명이 된다. 그동안 비례대표 1명뿐이던 민주당으로선 쾌거다. 한국당은 현재 총 13명 의원 중 11명을 차지했지만 8명(비례 1명 포함)으로 줄어들면서 민주당 초선 5명과 의정 활동을 겨루게 됐다.

눈에 띄는 점은 선거구 5곳 중 3곳에서 모두 민주당이 1위를 했다는 점이다. 마 선거구에서만 한국당이 2명 모두 차지했고 민주당이 낙선했다. 풀뿌리 정치 기본이라 여기는 기초의원을 시민들이 소통 잘하고 생활정치 잘할 진보 후보를 선택했다는 것은 낡은 정치를 바꾸자는 바람을 표출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창녕 또한 마찬가지다. 군민은 결국 한국당 후보를 군수로 뽑았지만, 민주당이 군의회 2석을 차지했고 비례대표까지 3석이 되면서 한국당 천국이던 의회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킬 것으로 전망된다. 비례 2명(민주당 1, 한국당 1)을 포함해 총 11명인 현재 6대 의회는 한국당이 10명으로 장악한 상태였는데, 이젠 민주당 3명·한국당 7명·무소속 1명으로 구성됐다.

◇광역의회, 밀양 1 현역 의원 '신승(辛勝)'·창녕 신진 인물 도정 견제 = 경남도의원 밀양 1·2 선거구는 현역 의원 2명이 승리했으나 변화를 갈구하는 시민들의 변화 요구를 커다란 숙제로 껴안았다. 밀양 1(부북·상동·산외·산내·단장면, 내일·내이·교·삼문동) 선거구엔 4선과 함께 도의회 의장 자리를 노린 이병희(한국당) 의원과 30대 여성 정치 신인 박진양(민주당) 변호사가 맞붙어 이 의원이 신승(辛勝)했다. 이 의원은 1만 7163표(47.95%)를 획득해 1만 6331표(45.63%)를 얻은 박 변호사를 832표(2.32%p) 차이로 이겼다.

밀양 2(삼랑진·하남읍, 상남·초동·무안·청도면, 가곡동) 선거구는 재선에 도전한 예상원(한국당) 의원이 1만 4627표(59.78%)로 9840표(40.21%)를 얻은 하원호(민주당) 경남도당 농업상생발전특별위원장을 물리쳤다.

창녕 1·2 선거구는 모두 현역 의원 없이 경쟁해 민주당 후보들이 나름 선전했지만 한국당 후보들을 막아내진 못했다. 창녕 1(창녕읍, 고암·성산·대합·이방·유어·대지면) 선거구에선 성낙인(한국당) 전 창녕읍장이 1만 737표(56.07%)를 획득해 2위인 김태완(6356표(33.19%)) 민주당 후보를 누르고 압승했다. 창녕 2(남지읍, 계성·영산·장마·도천·길곡·부곡면) 선거구에서도 신용곤 한국당 후보가 1만 1178표(59.29%)를 얻어 7675표(40.70%)를 얻은 배근우 민주당 후보를 이겼다.

그럼에도 민주당이 이번 선거 결과에 의미를 두는 까닭은 그동안 밀양·창녕지역에서는 '민주당' 또는 '진보'라는 단어를 꺼낼 수조차 없었는데, 선거구마다 후보를 냈고 유의미한 결과를 도출했다는 점이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