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들 "미성숙하지 않다는 것 확인"
18세 참정권 요구에 박종훈 "지원"약속

다음 지방선거 때 경남도교육청이 교내에서 '청소년 모의투표'를 할 수 있게 지원할 계획이다. 박종훈 경남도교육감은 '청소년이 직접 뽑은 경남교육감 당선증'을 받고서 18세 참정권에 동의하며 이 같은 의지를 밝혔다.

6·13지방선거 청소년모의투표 경남운동본부는 지난 16일 경남도교육청에서 박종훈 교육감에게 당선증을 전달했다. 경남운동본부는 8·9일 사전투표, 13일 온·오프라인(경남 13곳 모의투표소 설치) 모의투표를 진행했는데 51.6%가 박종훈 후보를 찍었다.

도교육청을 찾은 고등학생 22명은 "모의투표 결과를 보면 더불어민주당 김경수 경남지사와 박종훈 교육감이 당선돼 청소년 생각과 어른들 생각이 다르지 않다는 걸 확인할 수 있다"며 "청소년은 미성숙하지 않으며 박 당선인은 앞으로 18세 참정권이 실현될 수 있도록 노력해달라"고 요청했다.

이들은 전교생을 대상으로 6·13지방선거 청소년 모의투표를 진행한 거창 샛별중학교 사례를 소개했다. 김명수(양산 범어고 3학년) 학생은 "청소년 권리를 주장하고자 학교 내 홍보와 모의투표 진행을 요청했지만 부정적 시선이 많아 진행이 어려웠다"며 "청소년기부터 지혜로운 시민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박 당선인의 적극적인 실천을 바란다"고 말했다.

6·13지방선거 청소년 모의투표운동 경남본부 청소년들이 16일 경남도교육청에서 박종훈 교육감에게 당선증을 전달하고 있다. 경남운동본부는 지난 13일 모의투표소를 경남 13개 지역에 설치해 경남도교육감, 경남도지사를 선출하는 모의투표를 했다. /김구연 기자 sajin@

이에 박 교육감은 "4년 뒤 지방선거 때는 합법적 범위에서 학교 안 학생 투표가 가능하도록 예산을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박 교육감은 "4년 뒤 불출마를 선언했기 때문에 공정성에도 문제가 없을 것으로 판단하며 교육 차원에서 먼저 활동을 시작한 YMCA와 함께 학교 안 투표를 독려·지원하겠다"고 설명했다.

특히 박 교육감은 청소년들에게 2가지를 더 약속했다. 이른 시일에 학생인권조례 제정을 추진할 것과 학교급식 질 개선을 위한 청소년 급식 모니터링단을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청소년들은 모의투표 때 후보 선택 기준이 '학생인권조례 제정'을 꼽을 만큼 학교 내 인권 문제가 크게 와 닿았다고 했다.

이번 선거에서 인권조례 제정 반대 공약을 걸고 2위를 한 박성호 후보는 청소년 모의투표에서는 최저 득표를 했다.

김명수 학생은 "청소년 득표를 가르는 기준은 학생 인권을 바라보는 후보자 시각이었다고 생각한다. 인권 조례를 반대하는 3명 후보 중 1명은 현수막에 교사와 학부모 갈등을 조장, 동성애 반대 등 문구를 내걸어 표를 가르는 명확한 기준을 제시했다"고 분석했다.

청소년모의투표운동본부는 이날 김경수 도지사 당선인 선거사무소를 찾아 대리 참석한 부인 김정순 씨에게 당선증을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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