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레이아크김해미술관·김해문화의전당 윤슬미술관

젊음의 투지, 중견의 노련미가 전시에 힘을 더한다. 클레이아크김해미술관과 김해문화의전당 윤슬미술관이 김해에서 활동하는 작가의 작품을 세대별로 비교해볼 수 있는 전시를 마련했다.

◇"우리 모두 용감한 자"

먼저 클레이아크김해미술관 큐빅하우스 갤러리 4, '흙에서 난 용자'전이 한창이다. 지역 작가를 조명하는 특별전으로 강효진 작가와 손현진 작가가 초대돼 도예 작품을 내보였다.

용감한 사람을 일컫는 '용자'는 '기마 인물형 토기'에서 새롭게 태어났다. 손현진 작가는 김해에서 출토된 '국보 275호 도기 기마인물형 뿔잔(기마 인물형 토기)'의 맥을 이으며 로봇으로 환생시켰다.

클레이아크김해미술관에서 만날 수 있는 강효진 작가의 작품. /이미지 기자

손 작가는 "나는 로봇을 만든다. 어릴 때 TV에서 보아오던 로봇을 흙을 사용해 조립하듯 만들어가는 것이다. 누구나 좋아할 수 있는 도자기를 만들고 싶다"고 했다.

강효진 작가는 대한명인 가야토기 명장이다. 그는 가야토기를 오랜 시간 묵묵히 재현하며 삼국시대 무사의 모습을 한 토기의 시간을 켜켜이 쌓고 있다.

강 작가는 "가야토기가 가야문화를 형성하는 가장 중요한 문화유산이지만 주목받지 못하는 것에 늘 안타까움을 느꼈다"고 했다.

이렇듯 김해에서 도예가로 살아가는 두 예술가는 오늘도 김해의 뿌리를 흙으로 빚어낸다.

갤러리 4를 지나 갤러리 5, 6으로 들어서면 분위기가 반전된다.

클레이아크김해미술관에서 만날 수 있는 김민영 작가의 작품. /이미지 기자

클레이아크김해미술관 세라믹창작센터 입주작가들의 '정신과 시간의 방'이 열린다. 김진휘, 고우정, 김민영, 김윤아, 박소정, 윤성호, 이영희, 송윤정, 장용선 등 작가 9명은 지난 3개월간 치열하게 작업한 작품을 선보이며 다양한 사회 문제를 외면하지 않고 직시했다.

사람들이 먹고 버린 뼈가 쌓여 만들어진 마천루(장용선 작 '결정체')는 성장을 위해 희생되는 자연을 말하고 '모범'시민에 대해 시민의 인터뷰와 장식장에 갇힌 앙상한 현대인(김윤아 작 '모범시민')은 애처롭다.

현대사회의 단상을 보여주며 이에 순응할 수 없는 개인의 갈등과 상념들도 곳곳에서 볼 수 있다. 이들은 오는 23·24일 오픈스튜디오를 열고 관객과 만나 자신이 구축해나갈 작품 세계를 소개할 계획이다.

두 전시는 모두 24일까지. 입장료 성인 2000원. 문의 055-340-7009.

◇"먹과 오일로 보는 일상"

김해문화의전당 윤슬미술관은 '2018 뉴페이스&아티스트 인 김해'전을 진행하고 있다.

김해 내 중진 작가로 임미애 작가와 강해자 작가가 선정됐다. 둘은 지역을 대표하는 여성 작가로서, 섬세하면서도 따듯한 감성을 그려낸다.

임미애 작가는 비단과 화선지에 몽환적인 풍경을 먹으로 수놓고 강해자 작가는 일상 풍경을 작가 특유의 색채와 화법으로 표현한다. 그래서 진부하거나 상투적이지 않다.

김해문화의전당 윤슬미술관에서 만날 수 있는 임미애 작 '호감'. /이미지 기자

김해지역의 젊은 작가를 발굴하는 '뉴페이스 인 김해'는 김형준 작가와 김진휘 작가다.

먼저 김형준 작가는 아주 촘촘하고 세밀한 작업을 선보인다. 더욱이 먹으로 그려냈다는 것을 알게 되면 더 놀란다. 명확하지 않게 처리하는 실루엣은 또 다른 형상을 떠올리게 하는데, 풍경은 자연뿐만 아니라 도시의 건물이나 콜라병, 공도 될 수 있다고 말한다. 이는 'modern nature(모던 네이처)' 시리즈로 탄생했다.

김진휘 작가는 연작 '횡단의 방법'으로 선과 면의 충돌을 보여준다. 유채색과 무채색처럼 반대되는 것들을 모아 작품화한다. 언뜻 보면 낯설거나 난해하지만 '횡단의 방법'이라는 작품 이름처럼 관객 나름의 방법으로 그림을 읽으면 된다.

윤슬미술관 측은 "지역 미술계를 조망하기 위한 대표적인 기획전이다. 120여 점의 작품을 한자리에서 감상하며 중진작가의 연륜과 신진작가의 실험성을 느껴보길 바란다"고 했다.

전시는 28일까지. 자율입장제. 문의 055-320-1261.

김해문화의전당 윤슬미술관에서 만날 수 있는 김형준 작 'Modern nature 2018-4'. /이미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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