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기종 경남FC 주장을 만나다
2006년 데뷔…팀내 맏형
“이기는 경기 팬에 보답"

경남FC가 월드컵 브레이크 이후를 대비하며 통영에서 담금질에 들어갔다.

상반기 14라운드까지 결과는 모두의 예상을 깨고 6승 4무 4패, 22승점으로 리그 4위에 자리하고 있다.

이런 좋은 성적을 거둔 배경에는 김종부 감독의 지도력 못지않게 팀의 분위기를 이끌고 '한번 해보자'며 후배들을 다독여온 배기종(35) 주장의 존재도 큰 영향을 미쳤다. 통영 전지훈련장에서 배기종을 만나봤다.

-처음 경남에 올 때 은퇴 준비하러 왔다는 시각이 있었다.

"사실 그런 생각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부상으로 몸 상태도 좋지 않았으니 재활하면서 슬슬 은퇴 준비를 해볼까 싶기도 했다. 특히 2016년에 경남으로 왔는데 팀 분위기가 뭐 어찌해볼 수 없겠다 싶을 정도로 밑바닥이었다. 하지만 김종부 감독님이 저하고 같이 팀에 오면서 달라졌다. 감독님도 어떤 목표가 있었겠지만, 그런 큰 그림 속에서 내게도 역할이 주어지고 동기부여가 되면서 많은 게 달라졌다. 기회가 많으니 자연스럽게 목표가 생기고 하면서 좋은 경험을 하고 있다."

-주장으로서, 팀 내 최고참(조병국이 이적하면서 이제는 배기종이 경남 선수 중 제일 나이가 많다)인데 분위기 메이커라고 알려져 있다.

"주장이기도 하고 고참이기도 해서 작년 같은 분위기를 만들어가려고 했다. 솔직히 작년에는 많이 져보지 않아서 분위기가 좋았다. 지는 경기에 익숙하지 않다보니 올해는 많이 지면서 적응이 안 되더라. 그래도 평정심을 찾고 다독이면서 가려고 노력하고 있다."

-올 시즌 포부와 현재는?

"팀은 강등을 피하는 거라고 생각하고 시즌 시작했는데 사람이란 게 욕심이 있어 잘되면 더하고 싶더라. 개인적으로 6강에만 올라갔으면 좋겠다. 딱 지금 상황으로 봐서는 6강. 강등권은 아닐 것 같다. 6강만 올라가면 성공한 시즌일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어렸을 때야 몇 골 넣겠다 그런 욕심도 내는데 지금은 솔직하게는 팀이 잘돼 6강 올라가고, 안 다치고 했으면 한다. 특히 열심히 하는 후배들 많다. 우리 팀이 한 명 가지고 하는 팀이 아니라 끝까지 버텨주고 싸워주고 하니까 여기까지 왔는데, 후배들 잘했으면 좋겠다. 진짜 잘해서 외국으로 가거나 그랬으면 좋겠다."

통영 전지훈련장에서 만난 배기종 주장. /정성인 기자

-호성원 피지컬 코치 훈련을 힘겨워하는 모습이 보이더라.

"선생님 훈련이 파워 키우는 운동 같다. 폭발적인 거를 하는 운동이라 힘이 많이 든다. 굳이 뛰는 게 아니더라도 순간적인 힘을 써야 하니 힘들다. 파워 프로그램이 많이 들어간 듯. 효과는 성적이 좋으면 효과 봤다고 얘기할 수 있겠지."

-집이 서울인데, 하루 이틀 휴가 때는 어떻게 지내나?

"혼자 있는 걸 좋아해서 하루 이틀은 함안에 머문다. 거의 숙소에 있으면서 혼자 밥도 먹고 혼자 차도 마시고 그럴 때도 있다. 숙소에 있는 후배들 데리고 밥 먹으러도 간다. 먹는 걸 좋아해서. 다 잘 먹는데 고기 종류를 즐긴다. 그런데 여기에서는 고기가 많이 안나온다. (옆에 있던 최규민 주무에게) 고기 좀 많이 주라."

-이후 계획은?

"2006년 프로 축구선수를 시작했다. 지금 심정은 아프지만 않다면 오래 하고 싶은데 아프다 보니까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하는 생각도 든다. 몸이 안 되니 정신적으로 힘들 때도 있고. 좋을 때는 좋은 거고, 안 좋을 때는 안 좋은 생각을 하게 되더라. 프로 생활 시작할 때만 해도 지도자를 하고싶다는 생각은 전혀 하지 않았다. 하지만 여기 와서 주장도 해보고 하니 지도자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도 든다. 현재 중·고등학교까지 지도할 수 있는 2급 자격증이 있으니 은퇴하면 지도자 생활을 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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