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어, 이러다가 출구조사 결과 뒤집히는 거 아니야!" 13일 치러진 제7회 전국동시 지방선거 개표 초반 경남경찰청 기자실이 술렁였다. 개표 초반 투표함을 열수록 김태호 자유한국당 도지사 후보가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3~5%포인트 앞서나가는 상황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출구조사 결과는 김경수 후보 56.8%, 김태호 후보 40.1% 큰 격차로 김경수 후보가 이기는 것으로 나왔었다.

출구조사 결과가 빗나가면 선거 기사를 모조리 엎고 지면을 새로 짜야 하는 상황. 두 후보의 이름이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 상위에 오르내리면서 기자실 내 긴장감은 절정에 다다랐다. 서울에 본사를 둔 몇몇 신문에서는 편집국장과 담당 부장이 직접 "어떻게 되는 거냐? 빨리 파악해서 보고하라"는 다급한 지시를 내리기도 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기자들 사이에서 '상상의 나래'가 펼쳐지기 시작했다. 김태호 후보 역전승을 가정해 ''나가면 당선' 김태호, 한국당 구했다' '김태호 차기 한국당 대선 후보 급부상', '한국당, 경남에서 구사일생' 등 제목을 뽑는 기자도 있었다. 또 다른 기자는 '희망고문론'을 제기했다. 어떤 알 수 없는 세력(?!)이 김태호 후보와 지지자들에게 '당선이 안 될 것을 알면서도 될 것 같다는 희망을 주어서 고통스럽게 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었다.

온갖 추측과 분석이 나오던 찰나, 한 고참 기자가 입을 열었다. "아니다. 곧 김경수가 앞설 것이다. 아직 창원 성산구는 개표 시작도 안 했다. 통상 진보성향 표가 많은 곳이므로 개표한 게 반영되면 분명히 바뀐다." 과연 말이 끝나기 무섭게 오후 11시 30분 무렵부터 김경수 후보가 앞서나갔다. <경남도민일보>는 14일 0시께 '지방선거 지면 제작'을 마무리했다. 다행히 1면 제목을 '김경수 유력'으로 달아 '초접전'이라는 김빠진 제목은 피할 수 있었다. 창원시 성산구 등 일부 지역 개표 작업 차질로 후보들뿐만 아니라 기자들도 '식겁'했다. 개표, '단디' 합시다. /민병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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