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지방자치시대를 여는 일곱 번째 지방선거가 끝났다. 이번 선거는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는 환호를 짓게 하였고 야당과 보수진영에는 참패를 안겼다. 그러나 그것으로 끝이 아니다. 민심은 정치의 변화를 요구하였다.

경남지역에서는 도지사를 여당이 차지하였으나 전통적 보수지역답게 시장·군수 선거는 여전히 자유한국당이 우세를 보였다. 하지만 이전에 한 곳에 불과했던 민주당 단체장이 일곱 곳에서 뽑힐 만큼 민심은 뚜렷하게 변화했다.

이번 지방선거는 적폐청산과 대북화해에 묻혀 제대로 된 정책선거가 되지 못한 한계는 있었다. 하지만 보수 아성이 무너진 것을 단순히 문재인 대통령과 현 정부의 인기 때문으로 보는 것은 민심을 호도하는 것이다.

유권자들은 이번 선거를 통해 정치권력이 자신들로부터 출발한다는 대의민주주의의 지극히 기본적인 개념에 충실했다. 그동안 경남정치는 특정정당의 보루로 전락하여 도지사로부터 기초의원에 이르기까지 민심을 등진 행보를 보여 왔다. 도지사는 도정을 뒷골목 수준으로 만들어 버렸다. 그 뒤에서 시장·군수들 중 일부는 시·군의 행정과 의회 위에 군림하며 주민들의 삶을 돌보기보다는 오로지 자신의 명리와 다음 선거 준비에 열중하기도 하였다. 이런 풍토에서 도의원, 기초의원이라고 민의를 충실히 대변하려 할 턱이 없었다. 도민들의 눈살이 절로 찌푸려지게 하는 일들이 끊이지 않고 발생하였으며 의회의 제대로 된 역할을 할 수 없도록 하였다.

이번 선거를 통해 선택된 당선인들은 이제부터는 과거의 구태의연함으로는 배겨낼 수 없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과거의 볼썽사나움을 반복하여 민심이 상처받지 않게 해야 하며 품격있는 지방자치시대를 열 책무가 있다. 당선인에게 당부 드린다. 이긴 것으로 끝이 아니다. 무거운 책무가 기다리고 있다. 그 책임을 품격 있는 처신으로 이루어내겠다는 약속이 유효하기 때문에 당선의 영광을 안은 것이다. 스스로 빛나려 하지 말고 민심과 같이 빛나서 지역 살림을 윤택하게 하고 주민들의 얼굴에 미소가 떠나지 않게 해주길 기원한다. 정치는 유권자의 선택으로부터 시작된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