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노동부 불법 파견 판정 보름 넘어가지만…
내달 3일까지 시정 이행해야…비정규직노조 교섭요청도 무시
사측 "아직 구체적 결론 안 나"

고용노동부가 한국지엠 창원공장에 대해 불법 파견 판정을 내린 지 보름이 지났지만, 한국지엠은 여전히 뚜렷하게 직접 고용 이행 의지를 밝히지 않고 있다.

고용노동부는 지난달 28일 한국지엠 창원공장이 '파견근로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파견법)을 위반했다며 비정규직 노동자 774명을 직접 고용할 것을 지시했다.

내달 3일까지 노동자 774명을 직접 고용하지 않으면 1명당 1000만 원씩 과태료를 물어야 한다. 하지만, 한국지엠 창원공장은 아직 고용노동부 시정명령에 대한 뚜렷한 답을 내놓고 있지 않다.

한국지엠 창원공장 관계자는 "고용부 지시를 이행할지, 행정소송을 할지 현재까지 정해진 것은 없다. 다각도로 내용을 검토해서 조치를 취하고자 한다. 지금 시점에서 시정명령 이행 가능성에 대해서 답하기는 어렵다. 구체적인 결론이 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비정규직 노동자 "지엠 시간 끌기" =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한국지엠 창원공장의 이 같은 태도를 '시간 끌기'로 보고 있다. 지난달 30일 한국지엠 창원 비정규직지회는 한국지엠 측에 정규직 전환을 위한 교섭을 요청하는 공문을 보냈지만, 아무런 답변을 얻지 못했다.

창원 비정규직지회는 한국지엠이 이행 기한 마지막까지 시간을 끌고, 행정법원에 소송을 해서 과태료 납부도 지연하려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혹을 제기했다. 김희근 지회장은 "비정규직 노동자 직접 고용 이행을 촉구하고자 5일까지 사측인 한국지엠 측에 교섭을 요청했지만, 답이 없었다. 고용노동부 시정명령에 대해서도 지금까지 공식적인 입장이 없다. 한국지엠은 이달 말까지 아무 말도 없이 시간끌기를 할 것으로 보인다"며 우려했다.

창원 비정규직지회는 지난해 11월부터 창원공장 안에서 고용보장 등을 요구하며 천막농성, 올해 3월부터 공장 입구에서 컨테이너 농성을 하고 있다. 김 지회장은 "창원공장 현장 순회도 하고, 컨테이너 농성도 계속하고 있다. 고용노동부의 판정에 따라 정규직 전환을 촉구하는 투쟁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경남도지사·창원시장 당선인, 해결 나설까 = 김경수 경남도지사 당선인과 허성무 창원시장 당선인이 한국지엠 창원공장 문제 해결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할지도 관심사다.

민주노총 경남지역본부와 '함께 살자' 대책위원회는 지난 4일 경남도지사와 창원시장 후보자들에게 해고자 복직과 구고조정 문제 등 한국지엠 비정규직 문제 해결을 위한 견해를 밝혀달라고 요구한 바 있다. 이에 대해 경남도지사 당선인, 창원시장 당선인은 선거 기간에 한국지엠 측에 도민 의견을 전달하고,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을 하겠다고 답변한 바 있다.

김경수 도지사 당선인은 답변서에서 "도지사 취임 후 한국지엠 측에 고용노동부 직접 고용 명령을 촉구하고 사내하청 노동자 의견을 전달하겠다. 도지사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결정권자는 아니지만 도민의 의견을 대변하고 전달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지난 2월 1일 창원공장 비정규직 노동자 64명이 해고된 부분에 대해서는 "더불어민주당 한국지엠대책 특별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면서 불법파견, 부당해고 등 문제에 대해 고용노동부와 협력해 문제를 해결해 나가겠다는 말씀을 드린 적이 있다. 도지사가 되어도 노동자 여러분과 함께 해고자 복직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허성무 창원시장 당선인도 답변서를 통해 불법파견 문제에 대한 중재를 자처했다. 그는 "법원의 판결과 고용노동부의 공식적 근로감독 결과를 존중하며 관련 실태조사에 창원시가 적극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는 견해다. 노사 측 중재를 위해 행정력을 기울이겠다"고 했다.

한국지엠 구조조정 문제 해결을 위해 '창원형 노사정위원회' 안도 제시했다. 허 당선인은 "노조가 주장하는 것처럼 정확한 매출원가 공개, 신차종의 창원공장 독점 생산, 신차종 생산까지 4년 동안 고용안정, 지엠 차량 지역구매 홍보 등을 위해 창원형 노사정협의회를 발족해 창원공장 안정화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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