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지사 지역별 득표 분석, 보수야당 강세 지역서도 선방

김경수(더불어민주당) 경남도지사 당선인이 6년 만의 리턴매치에서 김태호 자유한국당 도지사 후보를 이겼다.

이번 6·13 지방선거에서 도내 유권자 276만 5485명 가운데 181만 9391명이 도지사 선거에 투표했고, 김 당선인은 94만 1491표를 얻어 52.81% 득표율을 기록했다. 42.95%(76만 5809표) 득표율을 기록한 김태호 후보와는 9.86%p 차이를 나타냈다.

민주당 도지사 당선은 1995년 지방선거 도입 이래 이번이 처음이다. 2010년 지방선거에서 야권 성향이던 김두관 후보(현 민주당 국회의원)가 무소속으로 경남지사에 당선된 게 전부다.

이번 선거에서 한국당이 '보수 보루를 지켜달라'고 할 만큼 경남은 보수 정치지형이 굳건했다.

지난해 대선에서도 문재인 대통령이 36.73%를 얻어 당시 홍준표 한국당 후보(37.24%)에게 0.51%p 차이로 패했던 지역이다. 경남은 '샤이 보수' 유권자가 많은 데다 조직력이 강한 한국당이 막판 보수층 결집에 나서면 민주당 승리를 낙관하기 어렵다는 전망이 많았다. 이 때문에 선거 전 각종 여론조사에서 김경수 후보가 10~20%p 차이로 줄곧 1위를 했지만 긴장을 놓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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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 전부터 최대 접전지역으로 꼽히며 박빙으로 예상된 승부는 창원과 김해·양산 등 동부경남에서 갈렸다. 이들 지역은 유권자 수가 많은 데다 젊은 층이 몰린 도시지역이어서 상대적으로 진보적인 성향을 띠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시·군별 득표율을 보면 당선인의 국회의원 지역구인 김해시에서 65.02%를 얻어 김태호 후보(31.38%)를 두 배 이상 압도적으로 이겼다. 다음으로, 창원시 성산구(61.30%)와 문재인 대통령 고향인 거제시(60.04%)에서 60% 이상 득표율로 김태호 후보와 크게 격차를 벌렸다. 창원에서는 마산합포구를 뺀 의창구·마산회원구·진해구에서 모두 김경수 후보가 앞질렀다.

김해시와 함께 민주당 우세 지역으로 꼽힌 양산시에서도 57.03%를 얻어 김태호 후보(38.49%)를 큰 표 차이로 따돌렸다.

당선인 고향인 고성군과 학창시절을 보낸 진주시에서는 각각 49.73%, 51.18% 득표율로 앞섰다. 특히 서부경남인 고성과 진주는 전통적으로 보수세가 강한 곳으로 지난 대선에서도 홍준표 당시 후보가 문재인 대통령보다 각각 20.24%p, 8.95%p 앞섰으나, 이번 지방선거에서 뒤집혔다. 당선인과 연고가 투표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또 눈여겨볼 지역은 하동군이다. 이번 선거에서 도내 시·군 가운데 사전투표율(41.66%)이 가장 높았고, 전체 투표율도 의령군(79.7%)에 이어 두 번째(79.3%)로 높은 하동군 역시 보수세가 강한 지역으로 꼽힌다. 지난해 대선에서 문재인 대통령 33%, 홍준표 후보 43.76%를 기록했으나, 이번 선거에서는 김경수 당선인 49.49%, 김태호 후보 46.46%로 근소한 차이로 앞질렀다.

한편 김유근 바른미래당 후보는 7만 5418표를 얻어 득표율 4.23%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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