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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와 함께 읽는 꽃 이야기]연인의 눈물로 피어난 제비꽃

적국이었던 동국-서국 오랜기간 전쟁 이어져
동국에 살던 샛별장군 서국 한 여인에게 반해
둘은 사랑에 빠졌으나 왕명 거역한 죄로 죽음
그들 혼이 제비꽃으로

시민기자 조현술(동화작가) webmaster@idomin.com 2018년 06월 14일 목요일

이웃하는 동국, 서국 두 나라가 있었어요. 그 두 나라는 종교가 서로 다르다는 이유로 오랜 기간 전쟁을 하고 있어요.

동국 나라에는 젊고 늠름한 '샛별장군'이 있어 전쟁 때마다 그 전쟁을 승리로 이끌었어요.

왕은 샛별장군을 왕의 부마로 깊이 생각해 두고 그에게 말할 기회만 기다리고 있었어요.

샛별장군은 군사들을 인솔하여 용감하게 전쟁터로 나갔어요.

"저쪽 남문을 공격하는 것처럼 하다가 서국의 군사들이 그쪽으로 몰리면 우리는 북문으로 쳐들어가는 것이다. "

동국의 군사들이 함성을 지르며 남문 쪽으로 공격을 하는 척했어요.

샛별장군의 작전은 성공했어요. 북문이 무너지자, 서국의 군사들은 아수라장이 되어 도망가기에 바빴고, 성안의 백성도 보퉁이를 이고 지고 피난 가기에 바빴어요.

그때, 샛별장군의 눈이 어느 한 곳으로 쏠렸어요. 그 많은 피난민 중에 한 송이 보라색 꽃처럼 청초한 여인이 눈에 띄었어요. 긴 머리채에 하얀 피부, 눈, 코, 입이 인형처럼 예쁜 여인이었어요. 샛별장군은 우렁찬 목소리로 부하들에게 명령했어요.

"피난민들에게는 칼, 창을 겨누지 말라. 만약에 내 명령을 어기면 군법으로 다스린다. "

샛별장군의 엄한 명령이 떨어지자. 그 많은 피난민의 얼굴에 비로소 안도의 빛이 돌았어요. 샛별장군이 눈여겨보던 그 여인의 눈빛이 별빛처럼 잠시 샛별장군의 눈빛과 마주치는 순간, 두 사람의 눈빛 속에는 한없이 포근한 호수 같은 사랑이 흘렀어요.

그 전쟁은 동국 나라의 승리로 끝났어요.

샛별은 개선장군이 되어 동국의 나라로 돌아왔어요.

왕궁에서 왕이 샛별장군을 맞자, 왕은 친히 어좌에서 내려와 그의 어깨에 승리의 월계관을 씌워 주고 그의 공훈을 치하하였어요.

"샛별장군, 승전의 기념으로 그대가 우리 공주와 아름다운 인연을 약속하면 어떻겠소?"

샛별장군은 왕의 그 말을 듣는 순간 그의 머릿속에 빛살처럼 스치는 여인이 떠올랐어요. 전쟁 중에 긴 머리채 여인의 눈빛 속에 흐르던 그 호수 같은 잔잔한 웃음이 자신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었어요.

'폐하의 명령을 거부할 수가 없구나. 그렇다면 시간을 벌어야겠다. 그 방법밖에.'

"폐하, 너무도 황공하옵니다. 저는 지금 나라를 위해 전쟁을 하는 몸이옵니다. 혹시라도 전쟁에서 목숨을 잃게 된다면 폐하와 공주님께 누가 될까 걱정되옵니다. 하오니, 다음 전쟁에서 승리하여 돌아오면 폐하의 명을 받들겠습니다."

왕은 샛별장군의 말을 듣고 묘한 웃음의 여운을 남겼어요.

'샛별장군의 마음이 다른 곳에 있는 것이 아닐까?'

샛별장군은 왕궁을 물러 나와 자기 집에서 조용히 생각했어요.

'이제 왕의 명령을 피해 시간을 벌기는 했지만 어떻게 하지?'

샛별장군은 결국 결론을 내렸어요.

'대장부가 사랑하는 여인을 두고 돌아선다는 것은 공주와 그 여인, 모두 불행한 것이야.'

샛별장군은 밤에 몰래 서국 나라 백성의 옷으로 갈아입고 서국으로 들어갔어요. 샛별장군이 이곳 저곳을 돌아다녔으나. 그 여인이 쉽게 찾아지지가 않았어요. 그는 거리를 다니며 만나는 사람마다 그 여인을 수소문한 끝에 어렵게 여인이 사는 집을 찾았어요. 그 여인이 사는 집은 길가로 작은 창문이 나 있는 아담한 집이었어요.

샛별장군이 이렇게 가슴 설렌 것은 처음이었어요.

"동국 나라의 장수 샛별이오. 그대와 아름다운 사랑을 나누러 이곳까지 왔소."

여인은 그 장수가 전쟁터에서 피난민을 구해준 훌륭한 인품의 장군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어요. 부끄러움이 많은 여인이어서 한마디 말도 하지 못하고 샛별장군을 돌려보내었어요.

샛별장군은 밤만 되면 그 여인의 창가에 와서 연인에게 바치는 사랑의 노래를 불렀어요.

구름이 흘러가는 소리를 들었나요? 꽃이 피는 소리를 들었나요? 그대를 사랑하는 나의 목소리가 들리나요?

그 여인은 밤마다 샛별장군이 부르는 노랫소리에 감동이 되어, 문을 열어 주고 두 사람은 뜨거운 사랑의 이야기를 나누었어요.

며칠이 지나자, 샛별장군이 그 여인에게 아주 조심스럽게 말했어요.

"동국과 서국은 종교가 다르기 때문에 우리의 사랑이 알려지면 죽음을 면할 수가 없어요."

그날 밤, 샛별장군과 여인은 아무도 모르는 깊은 산 속으로 숨어 들어가 아름다운 사랑을 속삭이었어요.

한편, 동국 나라에서는 발칵 뒤집혀 졌어요. 나라에서 가장 신임하는 샛별장군이 사라지자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고, 더구나 왕은 장차 부마가 될 젊은 장군이 갑자기 종적을 감추었으니 황당했어요.

왕이 군사들을 풀어 여러 가지 방법으로 샛별장군의 행방을 추적하자, 며칠이 지나지 않아 군사들이 왕에게 보고를 했어요.

"폐하, 샛별장군은 서국 어느 여인과 사랑에 빠져 서국에 있다고 합니다."

왕은 보고를 받고 이미 예견한 것처럼 입술을 깨물고 분노의 얼굴로 말했어요.

"지금 즉시 특공대를 조직하여 그 샛별과 여인을 잡아 오너라."

며칠이 지나자, 샛별장군과 서국의 여인이 특공대에게 잡혀 왔어요.

왕 앞에 끌려온 샛별장군은 두려운 기색보다는 아주 평화스러운 모습이었어요.

왕은 그런 샛별장군을 보고 배신과 분노가 끓는 목소리로 악을 쓰며 외쳤어요.

"샛별, 다른 종교를 가진 저 여인을 네 손으로 죽여라. 그럼 너는 용서하겠다."

샛별장군은 그 말을 듣자, 두려움에 떨며 눈물을 흘리는 여인의 긴 머리채를 풀어 자신의 목에다 감았어요.

"폐하, 우리 두 사람은 죽어도 헤어질 수 없습니다. 사랑은 종교보다도 나라보다도…. "

"여봐라. 저 두 사람을 들짐승이나 다니는 황량한 들판으로 끌고 가서 처형하여라."

이듬해 봄이 되었어요.

그들이 숨져간 들판에는 샛별장군과 아름다운 여인의 혼이 들꽃으로 피어났어요. 여태 보지 못하던 아름다운 들꽃이 피자, 꽃 위로 멀리 강남에서 제비가 돌아와 지지배배 샛별장군과 연인의 사랑을 애달게 노래해 주었어요. 사람들은 그 꽃을 '제비꽃'이라고 불렀어요. 제비꽃 뒤쪽에는 뽀얀 털이 나 있어요.

왜 그럴까요? 그것은 샛별장군의 목에 감은 여인의 머리카락이라고 해요.

제비꽃의 꽃말은 겸손, 겸양, 사랑이라고 합니다.

/시민기자 조현술(동화작가)

※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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