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회 경남청소년문학대상 심사평

해마다 느끼는 문제지만, 문학을 선택한다거나 문학적 소양을 키우려는 학생들이 줄어들고 있다. 우리 사회가 가진 학벌주의와 성적제일주의 영향을 벗어날 수 없기 때문일 것이다. 인문학 위기니, 인문학이 죽어간다는 뉴스보도도 끊이지 않는다.

이런 것들에서 엿볼 수 있듯이 작금의 현실은 겉으로 논리적인 판단과 창의성을 키운다고 하지만 아직도 주입식 교육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나마 교육이 변해야 한다는 데 대체로 공감하고 있는 현실에 기대를 해본다.

투고된 작품은 모두 311편이었다. 이를 여섯 사람의 심사위원이 중등부 운문 114편, 산문 62편, 고등부 운문 87편, 산문 48편으로 나누어서 예심을 보고, 부문별로 10편씩 간추린 후 돌려 읽어가며 상의, 순서를 정했다.

운문보다는 산문 쪽에 좋은 글이 많았다. 운문에서는 중등부보다 나은 글이 고등부에서는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산문에서는 고등부가 중등부보다 월등히 앞서는 작품들이 보였다.

중등부 대상은 산문으로 <딸기>를 올렸다. 문장이 안정된 것이 우선 좋았다. 정직하고 진솔하며 담담하게 적어 놓은 글이라 심사위원들의 마음을 얻기에 충분했다. 중등부 운문의 으뜸상인 <등대>는 아깝게 대상은 놓쳤지만, 마지막까지 심사위원들의 관심을 끌었다.

고등부 대상은 일찍 결정이 났다. 운문들이 운문의 특징을 살리지 못한 글이 많았기 때문이다. 산문 <꿈을 밝혀줄 신기루>는 문장이 차분하고 글쓰기 연습을 오래한 것으로 보였다. 작가로 대성할 소질이 있다고 봤다. 으뜸상과 버금상에 오른 작품들도 작가로서의 자질이 보이는 것 같아 심사하는 기쁨이 있었다.

중등부·고등부 둘 다 운문보다는 산문이 우월했다는 것이 특징이었다. 산문에서는 다양한 스펙트럼의 시각들이 보였으나 운문에서는 너무나 평범한 일상들을 감성의 여과장치 없이 서술해 놓은 글이 많았다.

심사위원들의 심사기준은 운문은 운문다워야 하고 산문은 산문다워야 한다는 것이었다. 작품을 보고 문학상을 선정하는 심사이므로 문학작품으로서의 작품성과 완결성에 중점을 두었다는 점을 밝혀드린다.

◇심사위원장 = 경남작가회의회장 양곡

◇심사위원 = 정선호 최상해 박덕선 송염만 노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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