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번째 도전만에 '권력 교체'
보수 분열…여당 지지세 영향

창원시 최초로 '민주당' 소속 시장이 탄생했다.

이는 통합 이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도 마찬가지다. 제1회 지방선거 당시 창원과 마산에서 각각 공민배 전 시장과 김인규 전 시장이 무소속으로 당선된 바 있으나, 제2회 선거에서 이들은 한나라당 당적으로 당선됐다. 역시 2·3회 지방선거에서 무소속 진해시장으로 당선된 고 김병로 전 시장은 1회 선거 당선 때 민주자유당 소속이었다. 자유한국당(한나라당·새누리당)이 아닌 민주당 당적으로 줄곧 선거에 출마해온 이가 창원시청 수장으로 입성하는 건 처음이다.

창원성산 지역구에서 권영길(민주노동당) 전 의원과 노회찬(정의당) 의원이 국회의원으로 당선되는 등 옛 창원지역은 진보정치 1번지로 자리매김하긴 했으나 그 외 지역은 보수색이 짙은 선거구로 정평이 나 있을 정도였다.

허성무 창원시장 당선인. /박일호 기자 iris15@

더불어민주당 허성무(54) 창원시장 당선인은 대선을 앞둔 2000년 노무현 대통령의 창원 경선팀장을 맡으면서 본격적인 정치활동을 시작했다.

2004년 창원시장 재선거, 2014년 (통합)창원시장 선거에 출마해 낙선했고, 이번이 세 번째 도전이었다. 2016년 20대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했을 때는 노회찬 의원과 단일화를 이룸으로써 후보직을 사퇴한 바 있다. 2006∼2007년 청와대 비서실 민원제도혁신비서관으로 근무한 바 있으며 2012년 김두관 도지사 시절에는 경남도 정무부지사를 역임했다. 오랜 기간 민주당 창원성산 지역위원장으로 활동해왔으며, 경남도당 위원장으로도 재임했다.

허 당선인은 지난 시기 '민주당의 험지'에서 끊임없이 출사표를 내면서 번번이 쓴잔을 맛봐야 했으나 이번에는 달랐다. 허 당선인의 승리를 예상할 수 있었던 결정적 장면 중 하나는 자유한국당이 조진래 후보를 전략공천한 것이었다. 곧바로 현역 시장인 안상수 후보가 무소속 출마를 강행했고, 이후 발표된 여론조사에서 허 당선인은 줄곧 1위를 차지했다.

조 후보와 안 후보 간 단일화 가능성은 선거 기간 내내 세간에 오르내렸으나 결국 성사되지 못했다. 안 후보로서는 홍 대표에 대한 반발심이 컸고, 조 후보 역시 자신의 미래 정치 행보를 염두에 둔 선거 완주를 할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해석된다.

결국, 오랜 기간 착실하게 표밭을 일궈온 허 당선인의 성실함이 빛을 본 셈이다. 여기에 더해 문재인 대통령의 높은 국정 수행지지율이 순풍으로 작용했고, 그 앞길을 막을 법했던 '자유한국당의 저력'은 안 후보와 조 후보 간 단일화 무산으로 힘조차 쓰지 못했다.

진전면 출신인 허 후보가 마산 지역 표심을 착실하게 공략해나간 것도 이번 승리의 한 요인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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