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김정호 후보 보궐선거 무난히 당선
젊은 유권자들 '한반도 평화 분위기 조성' 등 현 정권 기대감 표출
반민주·반역사 '적폐청산'의지 … 당선인 선거 콘셉트·공약도 일조

김해 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 김정호 후보가 당선된 것은 이 선거구 지역민들이 '노무현 고향 지킴이'에 대한 지지와 문재인 정부의 '나라다운 나라' 건설에 대한 기대감을 표출한 것으로 분석된다.

한편으로는 김경수 전 국회의원 때부터 이어진 여당 지지층의 호응이기도 하지만 또 다른 한편으로는 야당인 자유한국당에 대한 심판이기도 하다. 남북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 등 한반도 평화분위기 조성 성과에도 한국당은 여전히 문재인 정부에 비판의 칼날을 들이대며 발목을 잡는 데 지역 젊은 유권자들이 크게 실망한 점이 깔려 있다. 문재인 정부의 이른바 '평화 광풍'이 김해 국회의원 보궐선거까지 뒤덮은 셈이다. 이와 더불어 '여당 도시 김해'로서의 혜택에 대한 기대와 '적폐청산'을 바라는 장유신도시 젊은 층 표심도 한몫했다는 분석이다.

김해는 두 지역(갑·을) 국회의원(민홍철·김경수)에 김해시장(허성곤)까지 민주당이 석권한 여당 도시였다. 김정호 당선자의 선거 승리로 김해는 김경수 전 국회의원 시절과 같이 변함없는 여당 도시를 고수하게 돼 '사람 사는 세상' 노무현 전 대통령의 뜻을 구현하는 데에 더욱 탄력을 받게 됐다.

국회의원 재보선 김해 을 김정호(오른쪽 둘째) 당선인이 출구조사 결과 당선이 예상되자 캠프 관계자들과 함께 만세를 부르며 환호하고 있다. /박석곤 기자

김해 을 지역구 표심이 밀집된 장유신도시는 젊은 층이 많이 사는 곳이지만 호남 출신도 많은 편이다. 호남이 고향인 한국당 서종길 후보는 이런 지역구도에 고무돼 내심 호남향우들의 표심을 기대하며 국회의원 보궐선거 승리를 자신해왔다. 하지만 지역민들은 이 같은 지역주의라는 지엽적인 요인을 뛰어넘어 여당 후보에게 더 많은 지지를 보냈다. 그 이면에는 지난 10년간 야당과 적폐세력들이 저지른 반민주·반역사적인 행태를 청산하고, 적폐척결에 대한 강한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 지방자치분권을 실현하고자 하는 현 정부의 국정 개혁을 뒷받침해야 한다는 지지도 깔렸다. 김 당선자는 노무현 전 대통령 퇴임(2008년 2월)과 함께 봉하마을로 내려왔다. 이후 영농법인 봉하마을 대표를 맡으면서 봉하 친환경 생태농업을 10년간 일궈왔다. 노 전 대통령이 서거한 이후에도 그는 봉하마을을 떠나지 않고 농부로서 봉하마을을 지켰다. 노 전 대통령이 살아생전 꿈꿨던 친환경생태농업 정착이란 '유업'을 실현하기 위해서였다. 그러던 그가 국회의원 보선에 뛰어든 것은 노 전 대통령의 '사람 사는 세상'을 구현하려는 의도가 강했다.

참여정부 청와대 대통령기록비서관을 지낸 그는 지역정치권에서 크게 알려진 인물도 아니다. 정치권에 뛰어든 시기는 불과 선거 한 달 전쯤이다. 인지도도 그만큼 낮았다. 하지만 이런 낮은 인지도에도 이를 스스로 극복하고 국회의원에 당선됐다. 김경수 전 의원의 '바통'을 이어받은 그는 국회의원 출마 때 "더 큰 봉하 김해를 위해, 더 큰 경남을 위해 김경수와 함께 새로운 도전을 하겠다"고 천명했다. 그가 이를 실현한다면 '노무현-문재인-김경수-김정호'로 이어지는 이른바 '참여정부 4각 편대'가 여권의 민주성지인 김해에서, 민주성지를 경남으로 대거 확대하는 셈이 된다.

당선자의 차별화된 선거 콘셉트(노무현을 지킨 사람, 문재인을 도울 사람, 김경수와 일할 사람, 김해를 키울 사람 등)와 체감공약(동북아 물류허브도시, KTX 김해역 신설, 생태도시 관광자원화)도 그의 당선에 일조했다. 그가 노무현 대통령을 끝까지 지켜왔다는 내용의 선거 콘셉트는 무명이었던 그를 단번에 지역민들에게 알리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지역민을 위한 체감공약으로, 단순한 개발위주가 아닌 경제적 이익을 안겨줄 수 있는 실질적인 사업아이디어를 김해발전 비전으로 제시해 유권자들의 지지를 이끌어냈다는 평가다.

김 당선자는 대학시절부터 25년간 부산지역 시민사회단체에서 민주화 운동을 하면서 당시 변호사였던 노무현·문재인 전·현직 대통령들과 인연을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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