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주질환(잇몸병) 예방하기
치석 쌓이면 염증 위험 커
양치 횟수보다 방법 중요
'치간칫솔'로 마무리 추천
초기 치주염 80~90% 완치
"정기적인 구강 검진 필요"

6월 9일은 구강 보건의 날. 첫 영구치인 어금니가 나오는 6세의 6, 어금니(구치·臼齒)의 '구'를 숫자화해 6월 9일을 기념일로 삼았다. 2016년 법정기념일로 제정되면서 이전까지 '치아의 날' 등으로 사용해 오던 명칭을 '구강 보건의 날'로 통일, 공식명칭으로 정했다. 구강 보건의 날을 맞아 한국건강관리협회 경남지부 이태훈 치과원장의 도움말로 치주질환(잇몸병) 예방에 대해 알아본다.

◇치은염과 치주염

이 원장은 "구강병에는 크게 치아우식증, 치주질환, 그리고 마모증이나 구취, 구강건조증과 같은 기타 질환이 있다"고 설명했다.

치아우식증, 즉 충치는 세균이나 음식물이 치면 세균막을 형성하고, 여기서 나온 산이 치아를 공격해서 생긴다. 치면 세균막이란 치아 표면에 형성되는 무색의 세균막으로, 치석 전단계에 해당한다.

치주질환은 보통 풍치라고도 하는데, 치아를 받치고 있는 치은과 치주인대, 골조직에 염증이 생기는 것을 말한다. 병의 진행 정도에 따라 치은염과 치주염으로 나뉜다. 비교적 증상이 가볍고 잇몸 조직에만 국한된 치은염과 달리 치주염은 염증이 잇몸과 잇몸뼈 주변까지 진행된 경우이다.

치은염은 양치질을 할 때 출혈이 있고, 치주염은 잇몸이 붓고 욱신거린다. 그리고 중기 치주염은 치아가 흔들리고 고름이 발생한다.

이 원장은 "치은염이나 뼈가 조금 녹아 내리는 초기 치주염은 제대로 치료하면 80~90%는 완치된다. 하지만 치주염이 진행돼 뼈가 50% 이상 소실돼 치아가 흔들릴 정도가 되면 치료 효과는 50%가 채 되지 않는다. 치조골(뼈)은 재생이 안 된다. 아무리 치료해도 흔들리는 건 크게 완화시킬 수 없다. 그러므로 치은염이나 초기 치주염일 때 치료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원인과 증상, 치료

치주질환 원인은 치석과 음주, 담배, 불량 보철물 등이 꼽힌다. 치아를 제대로 닦지 않으면 치태가 굳어져서 치석이 되고, 이러한 치석의 표면에 세균들은 더 쉽게 부착해 번식, 잇몸의 염증을 일으킨다. 담배의 니코틴은 잇몸 혈관을 수축시켜 염증을 잘 일으킨다.

술이 직접적으로 치아에 역할을 하는 것은 아니다.

이 원장은 "술을 마시게 되면 밤에 양치질을 제대로 안 하는 경우가 많아 다음날 아침에 세균이 활발하게 활동하게 된다. 음식물 찌꺼기와 세균이 왕성한 상태에서 아침에마저 양치질을 하지 않고 식사를 하면 균이 음식을 따라 위 속으로 파급될 수도 있다"며 "아침에라도 양치질을 잘하고, 할 수 없는 상황이면 입 헹굼이라도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치태가 원인이 아닌 잇몸 염증도 있다. 사춘기, 생리, 임신, 당뇨, 고혈압약이나 경구피임약 등의 약물 복용 영향으로 잇몸 질환이 생기기도 한다.

치주질환 증상은 찬 것에 예민하고 작은 자극에도 쉽게 피가 난다. 또 잇몸이 붉게 부어 있거나, 이가 흔들리고, 이가 길게 보이기도 한다.

이 원장은 "입 안이 텁텁하거나 입에서 냄새가 나기도 하는데, 이는 피고름이 발생하고 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염증이 잇몸에만 국한된 초기 치주질환일 때는 스케일링으로 치석을 제거하고 구강 위생을 제대로 관리하면 구강 건강을 회복할 수 있다. 세균성 플라크와 치석을 제거해 세균 번식에 유리한 환경을 만들지 않는 것이 치주질환 치료의 기본이다.

스케일링과 같은 일반적인 치료만으로 개선이 어려우면 잇몸을 열어 치아와 뿌리가 잘 보이도록 한 다음 잇몸 속 치석을 제거하는 치주 수술을 한다.

세균이 치아 주위 조직에 국한하지 않고 치아 신경관으로 확대된 때에는 신경치료 등을 하게 된다. 필요한 경우 잇몸뼈를 다듬거나 인공 뼈를 이식하기도 한다.

이 원장은 "치과 치료를 무서워 해 쉽게 구할 수 있는 먹는 잇몸약을 먹는 사람도 있는데, 이는 치료에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이들 약으로는 치주질환 원인이 되는 치석을 제거할 수 없고, 약을 먹는다고 뼈가 재생되는 것도 아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올바른 칫솔질과 정기검진

치주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치석 제거와 치면 세균막 관리가 꼽힌다. 정기적인 구강검진으로 가능하다.

치주질환 예방을 위한 기본은 올바른 칫솔질이다.

이 원장은 "하루에 몇 번 이를 닦느냐보다 얼마나 꼼꼼하게 치아를 닦느냐가 중요하다. 대충 닦는 것은 양치질을 하나마나"라며 "스스로는 칫솔질을 오래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은데, 통계를 보면 대부분 치아를 닦는 시간이 1분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 원장이 소개하는 올바른 칫솔질 방법.

먼저 칫솔은 칫솔모가 있는 머리 부분이 너무 크지 않은 것을 고른다. 칫솔 머리가 크면 안쪽 치아를 꼼꼼히 닦기 힘들다.

이 원장은 "칫솔 머리가 너무 크면 양치질을 할 때 구역질만 나고 잘 닦이지는 않는다. 치아 2~3개 정도를 덮을 크기면 된다. 입이 작은 사람은 소아용 칫솔을 사용하면 꼼꼼하게 치아를 닦을 수 있다. 어떤 사람은 칫솔 2개를 사용해 칫솔 머리가 작은 것은 안쪽 어금니를 닦을 때, 머리가 큰 것은 앞니를 닦을 때 사용하기도 한다"고 소개했다.

이를 닦을 때는 치아와 잇몸 사이를 닦는 것이 중요하다. 치아 안쪽과 바깥쪽뿐만 아니라 치아의 씹는 면도 닦아야 하고, 혀도 닦아야 한다.

치간칫솔·혀클리너와 같은 구강위생용품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이 원장은 "보통 3분가량 이를 닦아야 한다고 알고 있다. 여기에 입 제일 안쪽에 있는 치아 2개씩, 상하좌우 8개를 닦는 데 1분을 더 투자하면 치아를 5~10년은 더 사용할 수 있다. 그다음 혀를 잘 닦고, 치간칫솔로 양치질을 마무리하는 것이 치아 건강에 좋다"고 소개했다.

마지막으로 이 원장은 정기적인 구강 검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 원장은 "치아가 조금 썩었을 때, 치석이 조금 있을 때는 스스로는 모른다. 통증이 없으면 문제가 있어도 건강한 치아인 줄 안다. 이때 치료하면 가벼운 치료로 완치가 가능하다. 조기 치료는 결국 치료비 절감과 치료시간 단축, 그리고 간강한 치아 유지에 도움이 된다"며 "치아 관리는 결국 본인의 의지에 달려 있다. 정기적인 구강검진을 하느냐, 아니면 아파서 치과에 가느냐에 따라 입속 건강은 크게 차이가 날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건강관리협회 경남지부 이태훈 치과원장. /이원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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