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대만큼 야구장이 익숙한 가수
외야석 나홀로 댄스 응원
중계화면에 수차례 포착
한때 선수와 결혼도 꿈꿔
마산구장서 시구가 꿈

가수 문연지(23) 씨에게 야구장은 넘치는 끼와 재능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또 다른 무대'다. 트로트 샛별로서, 전국을 누비며 노래하다 보면 지칠 만도 하건만 야구를 즐기는 일은 멈춤이 없다. 춤추며 응원하다 보면 '속이 뻥 뚫린다'는 그. 한때 야구 선수와 결혼하는 게 꿈이었다는 연지 씨의 야구·NC 사랑은 날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야구를 어떻게 접하게 됐나?

"2년 전인가. 친구와 함께 서울 잠실구장을 찾았는데 응원가며 춤이며 그 분위기가 정말 좋았다. 그 후로 야구를 찾기 시작했고 마산이 고향이니 자연히 NC를 응원하게 됐다. 어떤 한 가지에 빠지면 죽어라 파는 스타일이다. 전국 곳곳 행사를 다녀오고 나서도 밤새도록 야구 하이라이트를 봤다. 모르는 용어가 나오면 검색하는 등 말그대로 공부를 했다. 점차 야구를 알아가면서 에피소드도 늘었다. 어느 날은 야구 중계를 틀어놓고 주차를 하다가 안타 소리에 나도 모르게 화면으로 고개를 돌리면서 기둥에 사이드미러가 부딪히기도 했다. 정말 볼수록 빠져드는 게 야구인 듯하다."

-열띤 응원 덕에 방송 카메라에도 많이 잡혔다고?

"춤추면서 응원하는 걸 정말 좋아한다. 예전에는 주로 외야석에서, 요즘은 1루석에 주로 앉는다. 중독성 강한 응원가를 듣고 있다 보면 어느새 일어서서 따라하는 나 자신을 발견한다. 그 모습 덕에 '가수 문연지'도 많이 알릴 수 있게 됐다. 응원하다 보면 부끄러움도 잊는다. 시원시원한 안타·홈런이 터지거나 멋진 수비가 나올 때면 안면 없는 다른 팬과 하이파이브도 자연스럽게 한다. 모두를 하나로 묶는 게 야구의 또 다른 힘이 아닐까 싶다."

박민우 선수 팬이라는 가수 문연지(오른쪽) 씨와 어머니 강영숙 씨. /문연지

-나만의 야구 사랑법이 있다면?

"주로 혼자 야구장을 찾는다. 왠지 모르게 그게 더 편하다. 함께 온 친구들이 미친 듯이 춤추며 응원하는 내 모습을 살짝 부끄러워하는 듯하기도 하고. 한창 사인받기에 열중할 때는 경기 시작 3~4시간 전부터 야구장을 찾기도 했다. 야구장에서는 특히 '소리'에 집중하기도 한다. 포수 미트에 공이 꽂힐 때, 타자가 안타를 칠 때 들리는 경쾌한 소리가 참 좋다."

-창원 마산야구장 혹은 NC만의 매력을 뽑자면?

"아담하다는 점. 집중력이 살아나는 기분이다. 마케팅과 이벤트도 마음에 든다. 지역 학생들과 함께하는 '스쿨데이'도 좋아한다. 열정적으로 응원하는 학생들을 보고 있으면 학창시절 추억도 떠오르고 덩달아 힘이 솟는다."

-NC 선수 중 특히 좋아하는 선수가 있다면?

"예전에는 구창모, 요즘은 박민우 선수다. 구창모 선수는 지난해 마산야구장을 처음 방문했을 때 선발로 나와 호투하는 모습을 보고 깊은 인상을 받았다. 박민우 선수는 야구 센스가 특히 좋은 듯하다. 뭔가 미워할 수 없는 매력도 있다."

-NC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일단 가수로서, 내 노래 '연지곤지'가 야구장에서 한 번쯤 울려 퍼졌으면 한다. 데뷔 이후 '마산의 딸'이라는 콘셉트를 잡고 활동하고 있는데 기회가 된다면 시구도 도전해 보고 싶다. 올 시즌 NC가 부진하지만 아직 경기가 많이 남았다고 생각한다. 여름을 계기로 반등을 시작해 시즌이 끝날 때까지 쭉 연승 행진을 이어 갔으면 한다. 정말 지극히 개인적인 바람을 덧붙이자면 올 시즌을 끝내고 FA 자격을 얻는 두산 양의지 선수 영입도 한 번쯤 구단에서 검토해 봤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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