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기간 대표적인 유세 장소는 전통시장이다. 선거운동 기간 후보자들은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전통시장을 찾아 한 표를 호소한다. 상인과 시민들의 마음을 사로잡으려 어묵, 떡볶이 등 시장 음식을 맛있게 먹고, 악수를 청한다.

이번 6·13 지방선거에서도 이런 장면은 되풀이됐다. 후보들은 2주간 주어진 선거운동 기간 출마 지역 전통시장을 돌며 상인들과 사진을 찍어댔다.

상인들은 불만이다. 시장 상인들이 모이는 행사마다 "선거 때는 상인들을 돕겠다면서, 당선되면 나 몰라라 한다. 이번 선거에서는 상인들의 힘을 보여줘야 한다"는 볼멘소리를 자주 들었다.

도내 18개 시장·군수 선거에 출마한 후보 공약을 살펴봤다. 청사진이 가득했다. 그런데 전통시장 활성화 공약은 뒷전이었다. 지역마다 사정이 다르겠지만 공약서, 선거공보물에서 전통시장 관련 정책을 찾아볼 수 없는 후보도 부지기수였다.

포함된 공약들도 대부분 아케이드를 설치하고, 주차장을 짓겠다는 시설 개선 사업으로 몰렸다. 전통시장에 손님들의 발길이 잦아드는 게 단순히 낡고 불편한 시설 탓일까. 전통시장이 대형마트, SSM(기업형 슈퍼마켓), 온라인쇼핑 등 경쟁자들에 자리를 내어준 이유는 무엇일까. 구체적이고 깊이 있는 공약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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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4년간 우리 지역 살림을 책임질 시장·군수가 오늘 정해진다. 지역민의 삶을 개선할 수 있는 일꾼이길 기대한다. 상인들의 목소리에 진심으로 귀기울여 줄 사람이면 더할 나위 없겠다. 전통시장이 침체한 원인을 깊이 있게 분석해 해결책을 내놓길 바란다. 시장 골목이 상인과 손님들로 시끌벅적해질 날이 다시 오길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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