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연소 유권자 백승복 씨 선거 가능 연령 턱걸이
일꾼 뽑을 권리 첫 행사 "투표는 정치 참여 기회"

정치는 어렵고 복잡하게만 느껴졌다. 왠지 자신과 무관한 '기성세대 전유물'로 인식됐다. 백승복(밀양 삼문동) 씨도 그랬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투표를 할 수 있는 유권자는 선거일 기준으로 1999년 6월 14일 이전 출생한 만 19세 이상이다. 새내기 유권자 승복 씨는 1999년 6월 14일에 태어났다. 그는 도내 유권자 276만 5485명 중 '최연소' 유권자인 셈이다.

선거는 '어른들만의 잔치'인 줄 알았던 그가 이번 지방선거에서 생애 처음으로 투표를 한다. 투표소 한 번 구경하지 못했던 그가 막상 투표용지를 받아든다고 하니 설레고 떨리는 기분이다. 청소년에서 진정한 성인이 된 것 같다. 한편으론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 우리 동네를 위해 일할 사람을 제 손으로 뽑는다 생각하니 자못 신중해진다.

그는 창원대 국제관계학과에 진학해 사회·경제·문화 등 국제사회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현상을 배우고 있다. 같은 듯 다른 문화를 공유한 동아시아 역사에 관심이 많다. 얽히고설킨 정치에 대해서는 아직 잘 모르겠다며 고개를 흔든다. 하지만 한 가지는 확실히 알 것 같다.

1999년 6월 14일생으로 6·13지방선거 유권자 중 최연소인 백승복 씨. /문정민 기자

"우리 삶과 동떨어져 있지 않아요." 승복 씨는 고등학교 때 세월호 참사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촛불집회를 겪었다. 그가 사는 밀양에서 줄곧 '송전탑 갈등'을 지켜봤다. 한 나라의 정책이 우리 삶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지 느꼈다. 그 정책을 펼치는 정치의 역할이 얼마나 큰지도 어렴풋이 깨달았다. 투표는 정치와 정책을 결정하는 데 참여할 수 있는 가장 민주적인 방식이라는 것도.

하루만 늦게 태어났어도 지방선거에서 투표권을 행사하지 못할 뻔한 그에게 '한 표'는 그야말로 소중하다. 선거를 떠올리면 어른들이 불만을 터뜨렸던 기억이 난다. 학교 다닐 때 학생회장을 뽑는 선거에 참여했던 경험도 함께 생각난다. 후보자들이 당선되고 나서 공약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는 모습에 학생과 어른 할 것 없이 실망감을 표시했다.

이번 지방선거에도 후보자들이 다들 저마다 공약과 약속을 내세웠다. 그는 실현 가능한 정책을 제시한 후보자에게 '한 표'를 행사할 것이다. 보여주기식이 아니라 주민이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약속을 실천하는 '진정한 일꾼'이 뽑히기를 기원하는 마음을 담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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