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산시장 선거 치열한 경쟁
나 '3선 도전'-김 '단임 약속'

이번 선거에서 양산이 주목받는 것은 문재인 대통령 자택이 있다는 상징성과 세 번째 경쟁을 펼치는 더불어민주당 김일권·자유한국당 나동연 시장 후보의 사연이 더해졌기 때문이다. '낙동강 벨트'로 불리며 여야 간 치열한 경쟁이 펼쳐지는 양산시장 선거를 주목해야 하는 이유를 숫자로 풀어봤다.

◇1(최초) = 두 후보 중 누가 당선되더라도 '최초'라는 수식어를 얻는다. 김 후보는 '최초의 민주당 시장'에 도전하고 있다. 양산은 역대 지방선거에서 세 차례 무소속 후보가 당선되고(1·2·4회), 나머지는 한나라당과 새누리당 소속 후보가 당선됐지만 이들 모두 보수진영 후보였다.

반면, 나 후보는 '최초의 3선 시장'을 노리고 있다. 양산은 역대 시장이 모두 부패 혐의 등으로 임기를 채우지 못했다. 나 후보는 수치스러운 역사를 끝내고 명예롭게 시장직을 마무리하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2(정치지형 변화) = 나 후보에게 '2'란 숫자는 낯설다. 재선을 하는 동안 나 후보는 늘 '기호 1번'이었다. 양산은 여느 경남지역과 같이 '보수텃밭'이라고 불려왔다. 하지만, 신도시 조성으로 30∼40대 유권자가 늘어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진보진영에 도무지 넘지 못할 벽처럼 여겨졌던 상황은 2016년 총선부터 균열이 생겼다. 처음 국회의원 2명을 선출한 총선에서 민주당 서형수 후보(양산 을)가 새누리당 후보를 누르고 당선됐다. 여기에 '박근혜 대통령 탄핵'은 정치지형을 뒤바꿔 놓았다.

탄핵 이후 치른 선거에서 민주당은 잇달아 기세를 올렸다. 2017년 4월 재선거에서 민주당은 20%대의 낮은 투표율에도 도·시의원을 모두 당선시키는 이변을 낳았다. 이어 대선에서는 경남도지사를 지낸 홍준표 후보를 문재인 후보가 앞질렀다. 홍 후보는 경남 전체에서 문 후보에게 근소한 차로 앞섰지만 양산에서는 오히려 12.37%p 뒤졌다. 18대 대선 양산지역 개표 결과 박근혜 후보 58.63%, 문재인 후보 40.57%였다는 사실을 돌이켜보면 놀랄 만한 변화다.

◇3(세 번째 경쟁) = 이번 선거에서 가장 주목받는 숫자는 바로 '3'이다. 두 후보가 세 번째 경쟁을 펼친다는 말은 김 후보에겐 '3수'를 의미하고, 나 후보에겐 '3선'을 뜻한다. 2010년 처음 시장에 도전했던 두 후보는 당시 김 후보가 무소속으로, 나 후보는 한나라당으로 경쟁한 결과 김 후보는 득표율 16.66%에 그쳤고 나 후보는 42.30%로 여유 있게 앞섰다. 2014년에는 김 후보가 새정치민주연합으로, 나 후보가 새누리당으로 나섰다. 이때 역시 나 후보는 득표율 54.44%로 37.74%를 받은 김 후보보다 앞서 재선에 성공했다.

세 번째 만나는 두 후보 모두 각오가 남다를 수밖에 없다. 특히, 정치지형이 달라지면서 이전 선거에서 여유를 가지고 임했던 나 후보 태도가 달라졌다. 공식선거운동 이전부터 업무추진비 유용 의혹 제기에 경찰 수사까지 받은 나 후보는 '클린선거'를 강조하며 신경전을 펼쳤다. 최근 '넥센타이어 창녕 이전'과 관련해 김 후보 측에서 허위사실을 유포했다며 경찰에 고발한 것은 나 후보의 달라진 상황을 보여주는 사례다.

◇4(배수진) = 3선에 성공한다면 나 후보에겐 '4년' 임기만이 남아있다. 나 후보는 "시장은 경험하는 자리가 아니라 증명하는 자리"라며 지금까지 마련한 계획을 마무리해 양산 발전을 완성하겠다는 각오다. 김 후보는 이미 이번 선거를 "정치인생 마지막 도전"이라고 했다. 지난해 12월 공식출마선언을 하면서 김 후보는 "모든 정치적 욕심과 무게를 내려놓고 오직 양산 발전과 양산시민 행복을 위해, 나아가 문재인 정부 성공을 위해 후회 없이 일한 후 미련 없이 내려놓겠다"는 말로 '4년 단임'을 선언하며 배수진을 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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